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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세계화에 본격 나설 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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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런 점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대표적 자산 중 하나인 한의약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세계 시장에서 한의약의 위상은 극히 미미하다. 한의약의 과학화와 현대화에 많은 노력이 있어왔지만 상대적으로 세계화라는 화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국민적 관심도 미약했다.

전통의약은 전 세계적으로 600조원대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래형 성장산업이다. 이 중 중국의 중의약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의약의 점유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의약의 세계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우리는 한의약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기반과 좋은 조건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 한의약의 보물인 동의보감이 있다. 동의보감은 지난해 7월 의학서적 중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의약의 우수성과 세계성, 보편타당성이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바 있다. 우리 민족의 한의약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인 셈이다.

한의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국제적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올 9월 국내 한의약 사상 최대 규모 국제행사인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를 중심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한의약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되는 2013년에 세계전통의약엑스포 개최를 준비하는 등 한의약의 세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방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열리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는 우리 한의약의 우수성을 온 국민과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5만 명 이상으로 예상되는 해외 관람객 방문과 중국·인도 등 15개국 이상의 엑스포 참여는 우리 한의약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의약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또 하나의 축은 한방산업의 성장기반 구축이다. 이 때문에 한의약계와 산업계, 정부 및 지자체가 공동 협력할 수 있는 한방클러스터의 집중적 육성이 중요하다. 한방클러스터의 국제적 경쟁력은 한의약 발전은 물론 세계화를 견인하는 가속 엔진이 될 것이다.

전통의약은 이제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이자 글로벌 성장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약의 세계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한의약의 현대화와 과학화에 박차를 가하고 국제행사를 연계한 글로벌 홍보 강화 및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방클러스터 육성 등 3개의 축을 정점으로 연결하는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종주국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뛰어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제천국제한방 바이오엑스포조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