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서울시장후보관훈클럽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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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는 6월 1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는 민주당 김민석(金民錫)·한나라당 이명박(明博) 두 후보가 공개적으로 첫 정책대결을 벌였다. 관훈클럽(총무 文昌克)이 2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두 사람은 서로 젊음과 경륜을 강조하며 교통·환경·주택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토론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최장원=왜 시장이 되려고 하는가.

▶이명박=시장은 정치적 발판이 되어서는 안된다. (내 경우)시골에서 야간고교를 다니고 달동네에서 살면서 최저생활하는 서민이나 소외계층을 직접 느꼈다. 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었다. 국회에 있을 때부터 정치를 하겠다기 보다 서울시장으로 봉사하고 싶었다.

▶김민석=어려서부터 서울 시내에서 살았다. 보통사람으로 신문을 배달하고 공장에서도 일했다. 처음 정치 시작하면서부터 시장을 한번 해보고 싶었고 시대 변화에 따라 빨리 기회를 잡은 것은 운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병대=1997년 5만3천명이던 서울시 공무원이 구조조정으로 현재는 4만7천여명으로 줄었다. 효율적인 인력 운용을 위한 복안이 있는가.

▶=구조조정은 한국 전체가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사항이다.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하위직 퇴출 등 부작용도 있었던 만큼 (시장이 된다면)효과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

▶金=줄일 건 줄이고 늘릴 건 늘리는 스마트한(효율적) 정부가 세계적인 추세다. 따라서 전자정부 시대로 가는 큰 틀안에서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하고 조정하는 게 중요하다. 공무원 숫자가 국제 대도시와 비교할 때 많지 않다고 본다.

-신재민=부구청장 인사 문제, 불법간판 정비, 추모공원 문제 등 서울시와 구청 간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갈등해소 대책은.

▶金=시장에겐 조정력이 중요하다. 인터넷 정책 투표를 도입하고 임기 1백일 내에 자치구와 자율 협약을 맺어 갈등을 풀도록 하겠다.

▶=선거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정치적으로 인사하려는 경향이 있다.인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토대로 시와 자치구의 마찰을 줄이겠다.

-지하철·시내버스 기본 요금을 아느냐?

▶金=6백원이나 교통카드로 쓰므로 맨날 타는 사람도 모른다.(웃음)

▶=金후보 답변이 명답이다.

-최장원=구체적인 교통대책은.

▶金=교통문제는 어렵고 관심이 많은 분야다. 지하철과 버스와의 환승체계를 확충하고 가격도 조절하겠다.지금 시스템을 그대로 두면서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바꿔 소통 속도를 10분 단축하겠다.

▶=2년 이내에 가시적으로 시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바꾸겠다. 신도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지하철에 '급행'을 도입하면 승용차 이용이 크게 줄어들수 있다. 버스 역시 8차선 넘는 버스에는 중앙전용선을 실시하고 나홀로 승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

-권태선=주차장 문제 등 구체적인 해결 방법이 있나.

▶=우선 청계천·퇴계로 등의 교통체계를 손질해야 한다. 또 공공시설을 활용해 공용주차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차고지 증명제는 단기적으로 힘들고 시간이 드니까 다양한 시행방안이 연구돼야 한다.

▶金=공원과 학교에 주차장 시설을 마련하고 공공기관을 활용해야 한다. 앞으로는 주차장 수와 자동차 수를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權=청계천 복원 문제에 시각이 엇갈리는데.

▶=청계천 복원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9천여억원의 비용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3천6백억원이면 가능하다. 이것을 복원해 문화의 거리, 사람 중심의 거리를 만들겠다.

▶金=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임기중에 정밀조사를 통해 복원 재개발 계획을 확정할 것이다. 현재 논의되는 수준으로는 엄청난 혼란만 야기할 뿐 결국 실패한다.

-崔=강남·북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방안인가.

▶=강북은 도심을 재개발해 IT산업 등을 발전시키고, 강남은 벤처산업을 계속 육성해야 한다. 교육문제는 시장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 교육기관과 협의를 거쳐 강북에도 좋은 학원가를 조성하겠다.

▶金=뚝섬·동대문·상암 등 강북 전체를 벨트화한 뒤 첨단산업을 육성해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고 지하철 2호선 주변에 형성된 벤처타운을 대학가와 연결해줘야 한다. 지방자치제의 핵심은 치안과 교육이다.시민의 고통인 교육문제에 있어 노인·주부 교육비 일부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시가 부담해줄 수 있다.

-崔=원지동 추모공원이 이달 말 착공되는데.

▶=원칙적으로 찬성이지만 주민들과 규모·보상·교통 문제 등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金=같은 입장이다.

-이인용 사회자 질문=월드컵을 앞두고 노점상 단속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행정 집행이 힘들겠지만 길게 보면 시민들 전체 삶의 질을 생각해 기업형은 철거해야 한다.

▶金=장기적으로는 등록제, 중기적으로는 위생점검을 철저히 하고, 단기적으로 보행이 힘든 지역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최장원=강남지역에 재개발·재건축 바람으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金=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재산권 행사와 시의 이익, 도시 계획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전문가·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위원회를 만들어 대책을 논의하겠다.

▶=강남 부동산 문제는 돈이 많이 풀려 부동산으로 흘러갔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수요와 공급을 볼 때 가수요가 상당했다. 강북지역의 경우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도심 재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정리=박현선 기자

▶사회 이인용(仁用)

문화방송 해설위원

<토론자>

▶권태선(權台仙)

한겨레 민권사회1부장

▶신재민(申載旻)

한국일보 논설위원

▶최장원(崔壯源)

조선일보 사회부 차장

▶최병대(崔炳大)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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