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본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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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때 '오대영'으로 불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과 8월 체코 원정경기에서 잇따라 5-0으로 대패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고국인 네덜란드에서는 '바다코끼리(walrus)'로 불린다. 육중한 외모에서 나온 별명인 듯하다.

'축구황제' 펠레. 그러나 펠레는 본명이 아니라 별명이다. 본명은 에드손 아란테스 도 나시멘토. 유년 시절 그가 살던 동네의 클럽팀에는 빌레라는 명 골키퍼가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자기네끼리 축구를 하다 누가 멋진 플레이를 하면 빌레처럼 잘한다고 해서 '빌레'라고 외쳤다. 그러나 어린 나시멘토는 발음이 잘 안돼 계속 '펠레'라고 외쳤다. 그래서 펠레라는 별명이 붙었다.

축구선수들의 사연과 특징,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 등에서 유래한 별명은 끝이 없다. 소련의 전설적 골키퍼 레프 야신은 검은색 유니폼을 즐겨 입어 '흑문어' 혹은 '흑거미'로 불렸다. 1966년 월드컵 잉글랜드 우승의 주역 보비 찰튼은 지칠 줄을 몰라 '그라운드의 노동자'로 이 대회 득점왕 포르투갈의 에우제비오는 피부색이 검어 '검은 표범'으로 통했다.

70·74년 두차례 월드컵에서 14골을 뽑아낸 서독의 게르트 뮐러는 '폭격기'로, 60년대 브라질의 주공격수 가린샤는 '브라질에는 펠레 말고도 또 다른 선수가 있다'는 뜻에서 '또 한 친구', 혹은 '작은 새'로 불렸다. 각국 대표팀도 나름대로 애칭을 갖고 있다. 강한 체력전을 펼치는 덴마크는 '대니시 다이나마이트', 미국은 '샘스 아미(Sam's Army)', 체크무늬 복장의 원조 스코틀랜드는 '타탄스 아미(Tartan's Army)'로 불린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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