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나이스" 나이츠 반격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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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서장훈만 건재하다면 프로농구 SK 나이츠가 승부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생애 최고의 집중력과 절정의 경기력으로 챔피언 결정전 코트를 누비고 있는 서선수가 있었기에 나이츠는 어렵사리 첫 승리를 빼냈다.

나이츠는 9일 대구에서 벌어진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 2차전에서 동양 오리온스에 72-70으로 승리, 1승1패를 만들었다. 서장훈은 24득점·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나이츠는 잠실에서 벌어지는 3~5차전에서 시리즈의 흐름을 장악할 기회를 맞았다.

4쿼터 6분30초쯤 조상현(14득점)의 3점슛으로 70-63으로 앞서는 장면이 승부처였다. 70-67까지 쫓긴 경기 종료 1분 전엔 임재현(14득점)이 점프슛으로 2점을 보태 오리온스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서장훈은 헌신적이었다. 오리온스 가드 김승현의 볼을 가로챌 만큼 의지로 충만했다. 동료 조상현·임재현이 거듭 실수해도 "잊어버리고 수비하자"며 격려했다.

1차전을 크게 이긴 오리온스는 자신감이 지나쳐 경기 초반 개인 플레이가 잦았다. 1차전에서 10개의 블록슛으로 프로농구 최다 기록을 세운 마커스 힉스(35득점·9리바운드)는 블록슛에 집착하다 자신의 수비 파트너인 허남영을 자주 놓쳤다.

힉스의 방심을 틈타 허선수가 초반에 잡아낸 3개의 리바운드는 귀중했다. 초반 5분 사이 집중된 허선수의 리바운드는 나이츠의 공격 횟수를 늘려 흐름을 주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조상현·윤제한 등 포워드들이 볼을 자주 만지며 슛감각을 찾았다.

나이츠도 위태롭긴 마찬가지였다.특히 2쿼터 들어 집중력이 뚝 떨어졌다. 임재현·조상현은 자신보다 키가 작은 오리온스 김승현에게 리바운드를 빼앗겼고 석주일은 블록슛까지 당했다. 무너질 뻔했던 오리온스는 이 대목에서 페이스를 회복, 승부를 막판까지 끌고 갔다.

대구=허진석·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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