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쿄 北관문 사이타마 : 슈퍼 아레나의 '존 레넌 박물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거대한 '변신 합체 로봇'을 연상시키는 사이타마(埼玉) 슈퍼 아레나에는 멋진 구경거리가 또 하나 있다. 비틀스의 멤버였던 존 레넌 박물관(사진)이다.

존 레넌의 60회 탄생일인 2000년 10월 9일 문을 연 이곳은 그의 부인 오노 요코 여사가 인정하는 세계 최초의 '존 레넌 공식 박물관'이다. 사이타마현은 슈퍼 아레나를 지으면서 경기나 이벤트가 없는 날에도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전시물을 찾고 있었다. 마침 오노 여사도 남편의 유품을 보관할 '제대로 된' 박물관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곳에는 존 레넌의 어린 시절 연습장과 열한살 때 만든 만화 잡지를 비롯해 그가 연주하던 기타와 피아노, 즐겨 입던 가죽 재킷과 티셔츠 등 1백30여점이 전시돼 있다.

1971년에 만든 불후의 명곡 '이매진(imagine)'을 비롯한 10여곡의 친필 작사 노트, 영국과 미국에서 만든 여권도 있다. 관람객은 연도별·테마별로 구분된 8개의 방을 지나며 20세기를 화려하게 수놓은 한 아티스트의 천재성, 사랑, 희망과 좌절을 맛볼 수 있다.

축구팬이라면 그가 열한살 때 그렸다는 축구경기 수채화가 흥미로울 것이다. 입장료(1천5백엔)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잘 꾸며진 박물관이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 전철 사이타마 신도심 역에 내리면 바로 앞이 슈퍼 아레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