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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굽혀펴기 2천개 '꼬마 헤라클레스' : 군산초등교 3학년 김우중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군산초등학교 3학년 김우중(金宇中·9)군은 '꼬마 헤라클레스'로 불린다. 어른들도 1백개를 넘기기 힘든 팔굽혀 펴기를 한번에 2천개 이상 거뜬히 해내 붙여진 별명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닷새간은 학교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와 오후 4시부터 팔굽혀 펴기를 1천3백~1천6백개씩 한다.

"처음 3백개 정도를 하고 나면 몸이 슬슬 풀려요. 그런 뒤 10개씩 하고 10초쯤 쉬는 식으로 1시간30분 정도 계속 팔굽혀 펴기를 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지요."

토요일에는 푹 쉬고 일요일엔 기록 갱신에 도전한다. 최근에는 2시간 동안에 걸쳐 무려 2천5백개를 돌파했다. 숫자를 세기도 힘들어 1백개를 넘으면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바둑알 1개씩을 놓는 식으로 계산한다.

우중이가 팔굽혀 펴기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초등학교 입학당시 "엄마·아빠"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 늦은 것을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金容普·46·건설업)가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시켰다. 말이 별로 필요없고 어디에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해 선택한 것이다.

우중이는 처음엔 10여개를 겨우 넘기더니, 2주 만에 1백여개, 한달 만에 2백~3백개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오전 6시면 일어나 집에서 월명공원까지 1㎞를 맨발로 뛴 뒤 철봉도 하고 1백m 왕복달리기 등을 한다.

최근에는 소문이 퍼져 "실력을 한번 겨루어 보자"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고등학교 야구선수 형들이 맞대결을 신청했다가 1백~2백여개만에 무릎을 끓었고, 대학교 레슬링선수들도 8백~1천여개쯤에서 항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키 1백38㎝, 몸무게 40㎏으로 반에서 체격이 가장 좋은 우중이의 괴력은 뼈대(?)있는 혈통 덕분이라고 주변에선 얘기한다. 아버지는 경희대 야구선수, 어머니는 테니스 국가대표선수를 지내 운동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우중이는 "커서는 박찬호 아저씨처럼 이름을 날리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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