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입양 한국계 여성 복서 출신 킴 메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다섯살 때 미국에 입양된 한국계 여성 복서 킴 메서(38.한국명 백기순.사진)가 트레이너로 변신, 4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메서는 오는 19일 성남 신구대학에서 열리는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타이틀 매치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오후 방한했다. 남편 마크, 제자 멜리사 셰이퍼와 함께다.

1994년 세계킥복싱협회(WKA) 세계 챔피언에 올랐던 메서는 95년 6월 프로 복서로 전향, 2000년 8월 서울에서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으나 남편의 권유로 2002년 링을 떠났다. 2년여동안 글러브를 놨던 메서는 3개월 전 한국계인 제자 셰이퍼를 만나면서 다시금 복싱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트레이너로 변신, 셰이퍼와 김주희(19)선수가 맞붙는 타이틀 매치에 다시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다.

메서는 "계속 선수로 뛰고 싶었지만 9.11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되는 등 주변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현역에서 은퇴했다"며 "한국계인 셰이퍼가 나를 찾아와 복싱을 하겠다고 요청해 트레이너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자신이 입양 전 자랐던 제천 영육아원 원생들을 셰이퍼의 타이틀전에 초청할 계획이다. 트레이너로 자수성가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해서다. 원생들 역시 메서의 기부금으로 마련한 악기로 경기 당일 체육관에서 소규모 콘서트를 열어 메서의 성원에 보답할 예정이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