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해외법인 대출 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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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달부터 30대 그룹의 해외 현지법인이 본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해외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한도가 약 30억달러 늘어난다. 이는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에 현지금융을 손쉽게 해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현지법인이 본사의 지급보증을 받아 방만하게 현지에서 돈을 꾸는 바람에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판단 아래 현지금융 한도를 단계적으로 줄여왔으나 이번에 현지법인의 수출을 촉진하고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현지금융 지급보증 한도가 '1998년 말 현지금융 지급보증 잔액의 95%'에서 '현행 95% 금액과 전년도 수출액의 20% 가운데 큰 금액'으로 바뀐다. 이로써 수출을 많이 하는 대기업은 한도가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당초 오는 7월 2일부터 현지금융 지급보증 한도를 98년 말 지급보증 잔액의 90%로 낮추려던 계획도 유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의 현지법인은 본사의 보증을 더 받아 현지공장 설립 등 해외투자를 늘리고 공격적으로 해외 영업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현지법인이 영업을 확대하려 해도 본사의 보증없이는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보증 한도의 증액을 요구해왔다"며 "수출이 아직 부진한 상태임을 감안해 현지금융 지급보증 한도를 늘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98년 4백6억달러에 달하던 현지금융은 지난해 2백10억달러로 줄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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