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공연 연습장면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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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은 오는 4월 29일 개막할 '아리랑'공연을 앞두고 최근 밤 12시까지 연습을 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 지상철 문화성 부국장은 22일 중앙TV와 인터뷰에서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리랑'공연의 종합훈련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일 중국·홍콩·마카오 관광시찰단에게 '아리랑'공연 연습 장면을 일부 공개했다.

러시아·미국·호주·일본 등지의 언론사와 여행사 관계자들을 초청, 총연습 장면의 일부를 보여주며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은 이번 공연을 대내적으로는 체제의 단결을 거듭 다지는 계기로 삼고, 대외적으론 개방과 평화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행사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통일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민요인 아리랑을 여가수가 독창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서장(序章)·종장(終章) 등 모두 6개 장과 10개 경(景)으로 구성되고, 소요 시간은 1시간20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중 2장 2경과 3장 3경을 지난 14일 재일조선인총연합 기관지인 조선신보 기자단에 공개했다.

18일자 조선신보에 따르면 2장 2경은 1천5백여명의 유치원생들과 인민학교(초등학교) 1학년생 어린이들이 출연, 야영생활을 즐기는 내용으로 돼 있다. 3장 3경은 약 1천5백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출연, 평양의 야경을 형상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집단체조창작단의 허윤선 체조창작가는 22일 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아리랑 공연은 세계인들의 기대에 꼭 보답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보지 못하면 아마 일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횟수는 모두 54회로 확정됐고 관람석을 특등석,1등석,2등석,3등석 등 4등급으로 구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입장료는 외국인의 경우 특등석 3백달러,1등석 1백50달러,2등석 1백달러,3등석 50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관광총국은 일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3박4일부터 6박7일까지 평양 중심의 관광코스 모델 10개를 제시했다. 이같은 관광코스는 '아리랑'공연과 연계해 외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0개코스 표>

북한 당국은 공연 기간에 약 2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북측과 접촉한 남측 민간인사들은 "이번 공연이 열리는 15만여명 수용 규모의 평양 5월1일 경기장에 빈 자리가 있어선 안된다는 북한 당 지도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북한이 특사 제안을 수용한 것도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관광경로와 신변보호 등 여러 사안을 남북 당국이 협의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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