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주치의' 둬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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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운동 주치의를 정하자''운동 기록카드를 작성하자''운동 동호회에 가입하자'-.

모처럼 시작한 운동을 중도 하차하지 않고 '평생의 반려자'로 삼기 위한 제안이다.

운동은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가장 확실한 대안. 그러나 시작하기는 어렵고, 그만두기는 쉬운 것이 운동이다.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에게 지속적인 운동을 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들어본다.

◇왜 운동을 해야 하나=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은 운동이 인간의 장수에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년 남성 6천명의 운동 능력을 조사한 뒤 10년간 건강상태를 추적 조사했더니 '안정시 산소 이용률'(1 METs:3.5㎖/㎏/분)이 한 단계 높아질수록 생존율이 12%나 증가했다.

가령 2 METs는 시속 3㎞의 보통 걸음 수준, 8 METs는 시속 9㎞의 조깅을 할 수 있는 운동능력.

8 METs인 사람은 2METs인 경우보다 생존률이 72% 늘어난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하루 한차례 빠르게 걷는 운동만으로도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결론이다.

운동은 행복감도 높여준다. 미국에서 30~60세 남녀 3천명의 운동량과 생활만족도·업무 충족감·가족에 대한 애정을 조사했더니 운동량이 많을수록 행복도가 10~3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은 뇌속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늘려 안정감과 행복감·의욕을 관장하는 신경을 자극하고, 엔도르핀·도파민과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라는 것.

무엇보다 운동은 만병통치다. 심장과 호흡기능을 강화하고, 골다공증·불면증·관절 연골·소화기능 장애 등 크고 작은 질병을 치료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

◇지속적인 운동을 위한 제안=보약보다 좋은 운동을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재미있게 지속할 수 있을까.

우선 '운동 주치의를 정하는 것'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을 하는 첫번째 수칙.

여기서 주치의는 반드시 의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심장병과 같은 질병, 또는 운동 부상을 당했던 적이 없다면 임상운동사 자격을 가진 헬스센터의 운동처방사를 '주치의'로 정해본다.

운동능력 테스트를 한 뒤 자신에게 맞는 운동 종목과 강도를 감안해 운동 프로그램을 작성하라는 것.

둘째 '운동 기록카드 작성'은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실패율을 줄이기 위함이다.

기록카드에는 자신의 현재와 장래 체력에 대한 기록 뿐 아니라 자신의 직업과 생활리듬을 감안한 운동시간대, 주거환경을 고려한 운동 장소 등도 기록해야 한다.

예컨대 집 근처 학교운동장에서 조깅을 할 것인지, 동네 헬스센터를 이용할 것인지 등 경제적인 여건·하루에 투자하는 시간 등을 기준으로 사전에 철저히 따지고 기록하며 시작하라는 것.

셋째 '운동 동호회 가입'은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지루한 운동을 재미있게 이끌어준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특히 가족들과 함께 시작하는 운동도 바람직하다. 이 때는 가족 구성원 모두 체력이 다르므로 함께 할 수 있는 한정된 공간과 운동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교수는 "운동 의지만 있으면 구청 단위나 사회단체의 동호회, 심지어 동네 뒷산 등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며 "운동 역시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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