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마약>CF등 '깨끗한 스타' 찾기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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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검찰발(發) 엑스터시 태풍에 연예계가 바짝 움츠러들었다. 각종 '게이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연예인들이 관련된 리스트에 관한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런 소문은 인터넷 공간을 타고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거론되는 탤런트·개그맨·가수들 중 상당수가 톱 클래스라는 점에서 방송·영화·가요계는 그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30대 초반의 여성 탤런트 L씨는 "원래 연예계란 마약 수사를 '연례 행사'처럼 여기며 크게 개의치 않는 곳"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는 그 폭과 강도가 워낙 크다고 알려져 있어 적잖이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견 남자가수 S씨도 "연예계에 대한 대대적 마약 수사 뒤 PD 비리로 옮겨갈 것이란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소문의 당사자들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거론되는 한 개그맨은 "어떻게 이런 소문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여성 가수는 "술·담배도 못하는데 마약이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요하는 것은 연예인뿐만이 아니다.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방송사와 충무로도 얼어붙었다. 연예기획사들도 소속 연예인들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섰다.

특히 방송사는 4월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출연진 섭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음 개편 때까지 적어도 6개월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 출연진이 마약 사건에 연루될 경우 방송사가 볼 유·무형의 피해가 엄청나다. 때문에 드라마·오락 담당 PD들은 연줄을 최대한 활용해 '결점 없는 연예인'을 찾고 있다.

KBS 윤흥식 드라마 주간은 "모든 방송사가 연예인 섭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조금이라고 드러난 연예인은 신속하고도 과감하게 프로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영화 제작사들의 경우 캐스팅된 배우들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황수정 사건으로 큰 피해를 본 CF계는 더욱 조심스럽다. 인기 연예인이 대부분 주인공인 CF에서 모델의 이미지가 곧 상품 이미지인 만큼 수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사회부=조강수.김원배 기자, 대중문화팀=이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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