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노무현'집중 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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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광주(16일)·대전(17일) 경선일을 눈앞에 둔 15일 후보 다섯명의 막판 득표전은 뜨거웠다.

지난주 제주·울산에 이어 경선 두번째 주말인 이 지역에서의 결과가 초반 경선구도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불과 일주일 사이 김근태·유종근 두 후보가 사퇴했고, 노무현(盧武鉉)후보에 대한 지지 분위기가 뜨는 것을 지켜봤던 후보들로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노무현·이인제(李仁濟)·한화갑(韓和甲)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김중권(金重權)·정동영(鄭東泳)후보의 숨가쁜 추격전이 진행되고 있다.

다섯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합동TV토론 준비를 하면서 짬짬이 당원·대의원과 국민선거인단을 만났다. 동원 가능 인력도 몽땅 가동했다.

이날 광주 MBC 토론회에서는 후보들의 전략수정이 눈에 띄었다. 후보들의 공통된 공격 대상은 盧후보였다. 지난주까지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李후보는 "민주당 당원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선 제가 더 지지율이 높지만 한나라당 당원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선 盧후보가 더 높게 나왔다""1996년 국민회의 창당 당시 盧후보는 '야바위'란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했는데 어떻게 정통성 있는 후보가 되겠다는 것이냐"며 盧후보를 공격했다.

그동안 盧후보와 느슨한 연대관계에 섰던 韓후보도 "대선이 다자대결구도가 됐기 때문에 영남후보론은 근거가 없다""盧후보가 영남에 가서 우리 당을 전라도당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그러나 그동안 李후보를 줄기차게 공격해온 盧후보는 李후보에 대한 공격을 멈췄으며, 韓후보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구애의 손짓을 보냈다.'선호투표제'를 의식,2순위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사회자가 자유토론에서 "투표 때 자신 외에 어떤 후보에게 2순위 투표를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盧후보는 "경쟁력만 갖고 말하면 김중권 후보, 정책을 감안하면 한화갑 후보"라고 대답했다. 영남후보론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韓후보 지지자들의 2순위표를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盧후보는 모두발언에서도 "한화갑 후보의 정통성과 정치역량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金후보는 이날 오전 배포한 성명에서 '영남후보론'을 내세우면서 "盧후보는 같은 영남 출신이지만 너무 급진적이어서 보수적인 영남 지지를 받지 못하고 대안론도 거품"이라고 강도 높게 공격했다.

盧후보는 金후보와 '영남후보론'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이같은 치열한 득표활동 때문에 선거결과에선 선두그룹간에 표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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