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6년간 100조 공급 … 녹색·신성장동력 산업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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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유재한(사진)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녹색산업과 신성장 동력산업 등에 총 100조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정책금융공사에서 열린 비전 발표회 자리에서다. 유 사장은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생길 수 있는 정책금융의 빈자리를 공사가 메울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미래를 준비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산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자금 공급 계획도 설명했다. 올해 6조원을 시작으로 매년 지원 금액을 30%씩 늘려 2015년에는 3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한 자금은 기존 공사의 자본금(15조원)에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마련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현재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며 “당국과 협의한 뒤 하반기부터 외화채권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가 보유 중인 기업 주식 매각 계획도 밝혔다. 유 사장은 “하이닉스반도체는 바람직한 주인만 나타나면 언제든 매각할 수 있다”며 “하이닉스를 매각할 때 인수자가 지분의 15%만 인수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지분(20%) 중 5%는 이달 말 이후 매각할 것”이라며 “하이닉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기 위해 ‘포이즌 풋’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포이즌 풋은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채무를 일시에 상환토록 해 인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도다.

현재 하이닉스에 대한 주주협의회의 여신 규모는 3조원 정도다. 유 사장은 또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지연될지라도 이달 말까지 현대건설 처리 방침을 정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조직 발전 방안도 내놨다. 유 사장은 “직원들의 동의로 정책금융공사 노동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성과 위주의 연봉제와 내부 경쟁에 의한 인사관리 등으로 개인과 조직이 함께 승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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