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철우 공방'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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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이 10일 오후 한나라당 의원들이 점거 농성하고 있는 법사위 회의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 조용철 기자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가입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여야는 새로운 주장으로 상대방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10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 의원 같은 사건이 또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조선노동당 사건에 관련된 분들이 여당 국회의원으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의원 사건이 신문에 나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검찰에 전화하고 국정원의 사건 보관 일지도 확보해 전부 검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즉흥적인 대응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에도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있다"고 맞불 주장을 폈다.

또 열린우리당은 보도 내용을 본회의장에서 폭로해 사회적 이슈로 증폭시킨 한나라당 의원들의 배후로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 의원을 지목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열린우리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 "박근혜 대표가 사과해야"=열린우리당은 지난 8일 본회의에서 이 의원 관련 발언을 한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을 제명키로 한 당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첫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이번 사건을 '한나라당의 국회 간첩조작 사건'으로 규정한 여당은 이날 야당 지도부를 바로 겨냥했다. 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배기선 의원은 "이번 일은 국가보안법을 지켜내기 위해 한나라당이 저지른 색깔론 단막극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박근혜 대표와 1992년 당시 안기부 차장이었던 정형근 의원이 주범이며 주 의원 등은 종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부영 당 의장은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전날 주 의원이 "내가 썼던 간첩이란 말은 법률적 표현이 아닌, 사회적 표현"이라고 해명한 것을 파고들었다. 그는 "남의 집 하룻강아지 얘기하듯 간첩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박 대표가 모든 일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누가 이 의원 공천했나"=한나라당은 여당 측이 앞장서 이 의원에 대한 각종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은 국가기밀을 다루는 엄청난 자리"라면서 "(이 의원은) 과거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속았다는 것인지, 사상 전환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의원과 관련한 여야 공방을 중단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국가 안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진상을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국민적 의혹을 풀기 위해 국정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욱.김정하 기자 <jwkim@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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