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씨 에디터 추천도서, '명탐정의 규칙' '카페수업' '베를린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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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덕인지, 출판업계는 아프리카를 노래한다. 서점가엔 이미 관련 책만 모은 섹션을 따로 마련해놓았을 정도. ‘아프리카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하는 호기심의 불씨가 생겼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책 읽기를 권한다.

카페 수업
이지나|나무수

매일 카페에 가서 일상의 한 시간을 툭 떼어놓고 오길 즐기는 저자가 고르고 고른 카페 이야기. 그 중에서도 배움과 나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클래스 카페만 소개했다. 무언가를 함께 만들고 배움으로써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카페의 오너들, 그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카페가 무엇인지에 대해 심층 인터뷰 했다. 그들에게서 카페 운영의 철학을 듣고 저자의 의견을 다시 한 번 덧붙여 카페의 단상을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클래스 카페에서 배울 수 있는 스콘 만들기, 티 매트, 리스 만들기 팁까지 담은 꼼꼼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이건 진심으로 카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분명 이전에 알고 있던 카페임에도 다시 가보고픈 충동이 불끈불끈 솟는다.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재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믿음이 갈 만큼 이미 국내에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그의 신작. 정통 추리소설의 대가라는 명맥은 유지하면서 유머러스한 문체에 관한 내공도 드러내고 있는 이번 소설은 일본에선 이미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다. 밀실 살인, 토막 살인, 당신은 곧 죽을 것이라는 메시지 등 추리소설의 단골 패턴인 불가사의한 트릭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명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로의 이야기다. 7개의 단편 각각이 주는 흥미로움과 추리소설 안에서 추리소설의 틀에 박힌 규칙들을 낱낱이 까발리는 구성이 새롭다. 상식을 뒤엎는 결말의 기발하고 독특한 설정에 푹 빠져 볼 것. 특히 진부한 것은 죽어도 못참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베를린 코드
이동준|가쎄

번역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 이동준은 처음엔 학위를 취득하려고 베를린에 갔다. 그러나 완벽하게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틈새가 많은 베를린의 매력에 빠진다. 가난한 예술가 혹은 성적 소수자같이 주류 사회에 안착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는 베를린의 뒷골목과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여행 책이 그 나라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마냥 똑똑한 척하는 꼴을 보면서 이를 탐탁찮게 여기던 사람이라면 읽어 보길. ‘한 나라를 다 알기에는 그 정도론 부족해’라고 충고할 것만 같은 저자가 캐낸 베를린의 숨겨진 도시 모습은 베를린 사람들이 직접 말해준다. 인간에 대한 관대한 시선 속에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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