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열린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벌어지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10일 이동해 결전에 대비한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남아공 월드컵 출전국은 대체로 경기 하루 전날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한 뒤 경기 직후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일정을 짰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은 대회 조직위에 이틀 먼저 경기 장소로 이동하겠다고 요청했다. 결전지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며 적응하기 위해서다.
◆강풍에 적응하라=지난 1월 남아공 전훈 때 대표팀은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현지 프로팀 베이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렀다. 거센 바람이 불어 수비수들이 공중볼 낙하 지점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12일에도 포트 엘리자베스에는 초속 5.3~8.3m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보다. 경기장은 바닷가에 위치해 강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 장신 군단 그리스의 공중 공격을 막아내야 할 한국 수비수와 골키퍼가 지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지대에 적응하라=한국은 오스트리아 전훈 때부터 루스텐버그 베이스캠프까지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머물렀다. 매일같이 1시간씩 산소 마스크도 썼다. 1753m 고지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2차전(17일 오후 8시30분·요하네스버그)을 염두에 둔 적응 훈련이었다. 공의 빠르기, 낙하 궤적, 패싱 거리 등은 해발 1000m를 기준으로 적응된 상태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평균 해발 고도 20m의 평지다. 정해성 코치는 “그리스전을 위해서는 다시 저지대에 익숙해져야 한다 ” 고 말했다.
그리스는 예선 두 경기를 1300m 이상 고지대에서 치르지만 포트 엘리자베스와 유사한 조건인 해안 도시 더반(해발 10m)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미칼리 차피디스 그리스 미디어 담당관은 “한국과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루스텐버그(남아공)=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