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 오늘 결전의 땅 입성 … ‘바람의 도시’ 강풍을 조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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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에서 열린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벌어지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10일 이동해 결전에 대비한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허정무 팀이 10일(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로 입성한다. 대표팀은 베이스캠프가 있는 루스텐버그에서 요하네스버그 공항까지 버스로 2시간30분 이동한 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하는 전세기로 1시간40분을 날아간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인도양에 접한 남아공 남부 휴양 도시다. 바람이 거세 ‘윈디 시티(Windy city)’, 사람들이 친절해 ‘프렌들리 시티(Friendly city)’로 불린다.

남아공 월드컵 출전국은 대체로 경기 하루 전날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한 뒤 경기 직후 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일정을 짰다.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은 대회 조직위에 이틀 먼저 경기 장소로 이동하겠다고 요청했다. 결전지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며 적응하기 위해서다.

◆낮 경기에 적응하라=그리스와 1차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30분에 킥오프한다. 대낮에 열리는 경기는 그라운드에 조명이 집중되는 야간 경기보다 산만해지기 쉽다. 야간 경기에 익숙한 선수들의 바이오 리듬도 오후 1시30분에 맞춰야 한다. 대표팀은 오스트리아 전훈 때 주로 오후 4시에 훈련했다. 하지만 8일 루스텐버그에서 오후 1시30분에 훈련한 데 이어, 경기 전날인 11일에도 킥오프 시간에 맞춰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훈련한다. 아침 식사도 평소 오전 8~9시에 했지만 경기 당일에는 9~10시 사이에 늦은 아침을 먹고 경기장으로 출발한다. 12일 포트 엘리자베스는 흐리고 한때 비가 올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낮 기온은 섭씨 17도로 예보돼 서울의 10월 날씨와 유사하다.

◆강풍에 적응하라=지난 1월 남아공 전훈 때 대표팀은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현지 프로팀 베이 유나이티드와 경기를 치렀다. 거센 바람이 불어 수비수들이 공중볼 낙하 지점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12일에도 포트 엘리자베스에는 초속 5.3~8.3m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보다. 경기장은 바닷가에 위치해 강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 장신 군단 그리스의 공중 공격을 막아내야 할 한국 수비수와 골키퍼가 지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지대에 적응하라=한국은 오스트리아 전훈 때부터 루스텐버그 베이스캠프까지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머물렀다. 매일같이 1시간씩 산소 마스크도 썼다. 1753m 고지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2차전(17일 오후 8시30분·요하네스버그)을 염두에 둔 적응 훈련이었다. 공의 빠르기, 낙하 궤적, 패싱 거리 등은 해발 1000m를 기준으로 적응된 상태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평균 해발 고도 20m의 평지다. 정해성 코치는 “그리스전을 위해서는 다시 저지대에 익숙해져야 한다 ” 고 말했다.

그리스는 예선 두 경기를 1300m 이상 고지대에서 치르지만 포트 엘리자베스와 유사한 조건인 해안 도시 더반(해발 10m)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미칼리 차피디스 그리스 미디어 담당관은 “한국과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루스텐버그(남아공)=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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