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재도약 맡겨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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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7일 오전 경북대 IT융합산업빌딩 2층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사무실에서 총장 선거 출마자들의 기호 추첨행사가 열렸다. 후보들은 추천위원회가 준비한 봉투 가운데 하나씩을 집어 들었다. 추첨에는 총장 후보로 등록한 교수 여섯 명이 참가했다. 이어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학의 법인화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경북대 총장 선거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7일 기호 추첨을 마친 경북대 총장 선거 후보들이 주먹을 쥔 채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석삼·김동현·함인석·손동철·김상동·이홍우 후보. [경북대 제공]

후보들은 교수·교직원·학생대표 등을 상대로 공약을 알리며 표밭갈이를 시작했다. 후보마다 선거용 인터넷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프로필, 연구활동 실적, 공약 등이 담겨 있다. 홈페이지 게시판과 e-메일을 통한 선거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쟁점은 학교 법인화다. 후보들은 현재 대학 측이 추진 중인 법인화에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국립대학에서 법인으로 바뀔 경우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대학이 법인 형태로 변경되면 정부 측 인사들이 이사로 참여하면서 학사 운영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등록금이 인상돼 우수한 학생 유치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한다. 대다수 후보는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인화를 논의하는 것은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대학 발전의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위기 의식도 공유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부산대·전남대보다 뒤처진다”라며 “이대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발전 방안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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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삼 후보는 발로 뛰는 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연구 역량을 키우고 내실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 세일즈 총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동현 후보는 교원 처우 개선을 내세운다. 연구·교육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함인석 후보는 명문대학 재도약을 꼽았다. 연구·교육 여건을 조성해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손동철 후보는 학생 맞춤형 명품 교육을 들었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해 역량 있는 학생을 길러내겠다고 강조한다. 김상동 후보는 7개 학문 분야의 특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분야를 세계 100위, 아시아 30위, 국내 3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홍우 후보는 연구·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000억원의 학교 발전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발전기금은 모금팀의 모금과 수익사업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구성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네 차례 후보 공개토론회와 한 차례 합동연설회를 연다. 선거를 관리하고 있는 임수원(사범대 교수) 추천위원장은 “공정하게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투표는 18일 경북대 대구·상주 캠퍼스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치러친다. 유권자는 교수·교직원·학생 등 모두 2100여 명이며, 새 총장의 임기는 9월 1일부터 4년 동안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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