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이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세론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대세론이 등장하면 상대 후보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대세론의 실체는 모호하다. 굳이 정리하자면 '높은 당선 가능성'정도다. 특정후보의 인지도와 지지도가 상대후보를 압도하는 상황이 오래가면, 그래서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세'라고 한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부총재는 "1992년 대선 때는 'YS 대세론'이 나오자 흐름이 결정났다"고 기억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세론을 "한국적 현상"이라고 본다. 숙대 이남영(李南永·정치행정학부)교수는 "유권자가 인물 중심의 선택을 하다 보니 생겨난 3金정치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도대체 다음 대통령은 누구냐"는 조급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대세론을 만든다는 얘기다. 李교수는 "'왜(why)그 사람이냐'가 아니라 '누구(who)냐'를 묻는 선거풍토가 대세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갤럽 김덕구 상무는 "'이회창 대세론'이 되려면 '李총재가 싸워보나마나 될 거야'라는 정도가 되어야 하지만 상대후보가 정해지지도 않는 등 아직 변수가 많다"고 했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