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을 달린다] 인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 인제대 환경생태 실험실에서 환경공학부 권오섭 교수(가운데)가 학생들과 수질분석 실험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사망.실종 65명,이재민 1만1802가구(3만6721명), 재산피해 1조8822억원.

지난해 9월 태풍 '매미'때의 경남 지방 피해 규모다. 강원도 태백시에서 발원한 길이 510㎞의 낙동강 끝자락에 자리잡은 경남은 최근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태풍과 집중호우 피해를 입고 있다.

인제대가 부산.경남지역의 수해를 막기 위한 방재전문가 양성에 발벗고 나섰다.

정부의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사업(NURI)에서 '수자원 재해관리 인력양성사업'이 선정돼 연간 24억2500만원씩 5년간 121억25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 사업의 목적은 '지역 맞춤형 방재전문가'양성.

따라서 이 사업에는 경남도.김해시.창원시 등 자치단체와 대저토건 등 5개 건설업체, 경남보건환경연구원.낙동강 홍수통제소 등 모두 12곳에서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해와 직.간접 관련을 맺고 있는 낙동강 주변 기관들이다.

대학측은 인재 양성을 위해 환경공학부(자연대)와 토목공학과(공대)의 일부 전공을 떼어 내 '수자원 재해관리공학'이라는 새로운 연계전공을 만들었다. 수자원과 수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과목들만 골랐다.

환경공학부와 토목공학과 재학생들이 부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는 이 과정의 재학생들에게는 푸짐한 장학금과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5년간 524명에게 8억여원의 장학금이 지원되며 34종의 첨단장비도 도입된다.

내년 초 30여명의 학생들이 1주일 동안 일본 츠쿠바 건설토목연구소, 도쿄의 자연친화형 하천인 리버 프론트 정비센터 등 10여 곳의 방재시설을 둘러보는 연수를 떠난다. 대학측은 내년부터 후쿠오카시와 방재 공동연구.학생교류 등을 추진하는 등 방재 선진국 연수를 본격화 할 계획이다.

대학측은 민간업체들과 산학 협력을 강화하면 졸업생 취업길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업체들에게는 생태적 하천복구와 안정적 수자원 확보기술 등을 지도하게 된다. 지역 수자원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IT시스템도 구축한다.

이 시스템은 지역내 댐과 저수지의 수량, 낙동강 유역의 강수량과 하천수위 등을 실시간 관측한 데이터와 인공위성으로 전송받은 해외 기상자료를 종합.분석하는 기능을 갖춘다.

이 시스템은 물 수요를 먼저 파악한 뒤 댐 방류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방류량을 줄일 수 있다. 대학측은 IT 시스템 구축 전 단계로 학생들의 창업동아리 활동을 통해 방재전문 포털사이트 구축을 시도한다.

대학측은 이 사이트를 경남도내 하천에 설치된 자동 측정장치를 통해 수위와 유량을 실시간 측정해 홍수 경보를 내리는 지역내 온라인 수자원 종합 정보망으로 키울 계획이다.

인제대 권오섭 수자원 재해관리사업단장은 "해마다 수해가 발생하지만 전문인력 양성은 소홀히 해 왔다"라며 "지역실정에 정통한 재해전문가들이 실무에 배치되면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daeda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