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파워’가 정치 심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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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투표 당일 트위터엔 주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독선에 대한 민심의 거부와 견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개표 결과가 나온 3일 민주당의 승리로 확인되면서 민주당에 ‘자만하지 말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아이디 ‘doax’는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심판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민주당을 도구로 한나라당을 심판했다”고 적었다. “민주당, 부디 결과에 자만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헤아리시길”(아이디 DOHDIH), “꼭 잘해 주세요. 민주당 이번에도 삽질만 해봐라”(gitagy)라는 의견도 올라왔다.

“이참에 트위터를 이용한 풀뿌리 진보 민주주의 당을 전국적으로 조직했으면 좋겠다”(crifasytlee)는 트위터의 정치적 영향력을 실감케 하는 제안도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놓고 트위터상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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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트위터 사용자가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패배를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의 책임으로 돌리자 노 후보를 옹호하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노회찬님 가져가신 득표율, 단일화했으면 서울시장 승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kkangminseo)란 의견이 올라오자 “자신의 부족함을 탓해야지 노회찬씨에게 책임을 묻는 비매너 짓 좀 하지 말자”(kyogun)는 반박이 나왔다.

주로 젊은 층이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야당의 승리를 의미 있게 평가했다.

“2~3년 후에는 20대가 세상을 바꿀 것”(pdk101), “다음 대선에는 꼭”(JavaMeca)이라는 전망도 올라왔다.

트위터에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띄운 이른바 ‘인증샷’은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해프닝도 있었다. 인기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미료는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을 겪었다. 선거법상 투표지를 촬영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송지혜 기자

◆트위터=2006년 미국의 잭 도시, 에번 윌리엄스, 비즈 스톤 등이 공동 개발한 일종의 ‘미니 블로그’다. 트위터(Twitter)란 ‘지저귀다’라는 뜻이다. 하고 싶은 말을 140자 내외의 단문으로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통해 올리고 받을 수 있다.

◆인증샷(認證shot)=여행을 갔거나 누구와 친하다는 등 어떤 행위를 증명하기 위해 개인 블로그나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올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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