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신년세일 별 재미 못 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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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지난 11일 시작한 백화점 정기 바겐세일이 의외로 부진하다.

롯데.현대 등 대부분의 백화점 세일 매출은 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던 지난해 1월 세일에 비해서는 다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신장세에 비하면 증가율이 현저히 둔화됐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기획전.초특가전.한정판매전 등의 행사를 부랴부랴 마련해 손님끌기에 나서고 있다.

◇ 힘겨운 세일 초반=11~15일 롯데백화점 전국 15개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세일의 39.2%에 비하면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세일과 비교하면 매출액이 오히려 4.3% 줄었다.

현대.신세계백화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와 비교해 이번 세일 매출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매출이 폭설과 불황으로 워낙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잦은 세일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매출 부진의 요인이다. 백화점들은 지난해 12월 초 10일간 세일을 했고 연말부터는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할인행사를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4일부터 브랜드 세일을 진행했고 11일부터 17~18일 동안 정기세일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 세일이 두달 동안 계속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담당 신헌 이사는 "소비심리 회복조짐이 뚜렷해 이번 세일 매출이 지난해 12월처럼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라며 "기온마저 크게 올라 겨울제품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 각종 행사로 부진 만회=초특가전.기획전을 여는 백화점이 많다.

롯데백화점 전 점포는 삼익피아노 두 종류를 15% 할인한 가격으로 점포별 30대씩, 소니 완전평면 29인치 TV를 10% 할인한 가격에 한정 판매한다.

또 로베르따.피에르가르뎅.란체티 등의 스카프를 브랜드별로 3백장씩 판매한다. 가격은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 1만원이다.

또 강남점은 '단독 캠코더 특가전'을 통해 JVC.파나소닉 제품을 5~10% 싸게 팔고 삼각대 등을 무료로 준다.

압구정점 등 현대백화점 서울 5개 점은 GE.월풀 등의 수입 냉장고.세탁기를 10~20% 할인한 가격에 점별로 8~10대씩 판매한다. 식품매장에서는 젓갈.햄.세제 등을 10~50% 할인판매한다.

뉴코아백화점 강남점은 18~20일 삼성전자 지펠 냉장고.LG전자 완전평면TV 등을 품목별로 5대씩 한정 판매하고, 평촌점은 같은 기간에 수입 가전제품을 하루에 한 가지씩 10% 이상 할인한 가격에 판다.

신세계.미도파백화점 등은 봄옷 이월상품 초특가전을 통해 60~70% 할인판매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추위가 많이 풀려 겨울제품보다는 봄 제품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그럴 수록 겨울제품은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으니 미리 사두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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