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가게 6호차…'재미난 버스'가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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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고속건설 최윤신 회장에게서 이동매장인 ‘재미난 버스’를 기증받은 손숙 아름다운 가게 공동대표가 대형 자동차키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29인승 우등고속버스가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로 변신해 첫 시동을 걸었다.

동양고속건설(회장 최윤신)은 5년 된 자사 버스를 안양정비공장에서 6000만원을 들여 개조, 아름다운 가게에 내놓았다. 박청일 사장은 "나눔과 순환을 추구하는 가게 활동에 어떻게 참여할까 고민하다가 회사의 특징을 살려 버스 기증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쓰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윤팔병)는 지금까지 다섯대의 트럭을 기증받아 이동매장으로 활용해왔지만 버스를 받기는 처음이다.

움직이는 가게 6호차가 된 이 버스는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파라곤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재미난 버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행사에는 동양고속건설 최윤신 회장과 박청일 사장 등 회사 임직원과 아름다운 가게 손숙 공동대표, 박원순 상임이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가게 측은 버스 겉 부분을 가게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흥겨운 표정을 담은 그림으로 꾸몄으며 내부 진열대를 양 창가 쪽으로 배치해 서로 마주보게 했다. 출입구 쪽에는 제3세계에서 수입한 손가방.양초.보석함 등과 폐품을 활용해 만든 카드.비누.머리띠 등 재활용 아트상품을 주로 진열하고 뒤쪽에는 헌책.비디오.DVD 등 2000여점의 문화상품으로 가득 채웠다. 버스 맨 뒤에는 25인치 TV와 비디오.DVD.5.1채널 스피커를 갖춰 문화 소외지역 어린이들에게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수 있도록 했다. 뜨거운 햇살이 비치거나 비가 올 경우에 대비해 버스 지붕에 대형 차양막 설비도 갖췄다.

아름다운 가게 박원순 상임이사는 "움직이는 가게 버스는 새로운 나눔의 시민문화를 형성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수(29)간사는 "아름다운 가게 매장이 없는 학교.아파트.행사장 등을 찾아다니며 물품 기증을 받고 판매도 신나게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미난 버스'는 8일 서울 창신초등학교로 첫 출동을 한다. 02-3676-1009(교환 233).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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