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빈 라덴 체포작전 공개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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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사마 빈 라덴 체포에 대한 미국의 기대가 한풀 꺾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 국방부가 앞으로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 체포를 위한 작전상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보도했다. 성과없는 '인간사냥'작전을 매일 같이 브리핑해봐야 득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 합참 작전차장 존 스터플빔 소장이 7일 "빈 라덴의 소재를 추측하는 일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빅토리아 클라크 국방부 대변인도 '테러와의 전쟁은 여러 전선에서 수행할 수 있으며 테러세력의 지도자들을 잡는 게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모두 빈 라덴 체포에서 '한발 빼는' 인상을 주는 발언이다.

빈 라덴 체포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명분이었고 그를 붙잡아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빈 라덴은 탈레반 정권 붕괴 후 포위망을 유유히 빠져 나가 지금은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최근 아프가니스탄 바그란의 산악지역에서 포위돼 '독안의 쥐'처럼 여겨졌던 오마르도 도주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미군은 빈 라덴의 유력한 은신처로 꼽았던 동부 토라보라 산악지역 수색작전을 곧 마무리하고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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