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올해 신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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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올해는 선천적으로 귀가 없거나 이마가 움푹 파인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들릴것 같다. 자신의 열골 세포로 귀모양을 만들어 이시할 수 있는 등 성형수술용 인공연골이 개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폐 플라스틱에서 연료용 기름을 뽑아내는 기술 ▶하수처리장의 찌꺼기 재활용 기술

▶마이크로 광교환시스템 ▶DNA·단백질 칩 ▶산업 미생물 활용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원자로 등의 기술이 올해 주목받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광통신·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과 지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명공학 분양의 기술발전이 급속도로 이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성형수술용 연골=지금까지 연골은 손상된 무릎.팔꿈치 연골 등의 대체용으로만 사용돼 왔다. 귀나 코 등 독특한 모양으로 연골세포를 키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젠자임사의 무릎 관절용 연골만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고 있을 뿐이다.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성형외과용이 개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몸 안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플라스틱 틀로 각종 모양을 만들어 연골 세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적용 부위는 이 외에 함몰된 이마, 광대뼈 왜소증, 턱이 없는 사람, 유방 성형 등이다.

이 외에 요실금 치료 등 비뇨기과용으로 응용된다.

성형외과용 연골의 국내 시장은 연간 2백억원, 미국은 2천5백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폐비닐에서 연료용 기름 뽑기=주변에 널려 있는 게 폐 플라스틱이다. 이런 폐기물로 돈을 버는 기술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소규모 공장이나 연구실 차원에서 이뤄져 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1백㎏의 폐 플라스틱에서 80㎏의 보일러용 기름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강인 박사는 "연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3백만t의 폐비닐을 이 기술로 처리하면 연간 1조2천억원어치의 원유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폐 전자제품에서 금.은.팔라듐 등 귀금속을 90% 이상 회수하는 기술도 올해 크게 확산될 전망이다.

◇ DNA.단백질 칩=인간 지놈 프로젝트로 밝혀진 정보를 활용해 위암.간암 등 특정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

올해 세계적으로 그 기술의 획기적 진보가 예상된다. 피 몇방울로도 DNA 검사를 할 수 있는 등 그 정밀도.집적도.응용 기술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인 유전자를 활용한 DNA와 단백질 칩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마크로젠 등에 의해 개발됐다.

또 이를 이용, 암이 발병할 것 같은 사람에겐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 예방 백신도 고려대 등에서 개발 중이다.

◇ 마이크로 광교환시스템=광통신 교환.전송에 사용하는 기술. 직경이 수 미크론(1미크론은 1백만분의 1m) 크기의 거울을 수천~수만개 배열해 정보를 실은 레이저 빛을 원하는 곳으로 전송하는 것으로 기존 전자교환기를 광교환기로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이에 따라 기존 전자.광이 혼합된 통신망을 전(全)광통신망으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벨연구소, 한국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서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방주 기자

<도움말 주신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종오.박완철.한동근 박사(02-958-6151)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강인 박사(042-868-3270)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향숙.정혁 박사(042-860-4730)

△한국원자력연구소 장문희 박사(042-868-8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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