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선거 ⑪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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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대학 캠퍼스는 축제 열기로 뜨거웠다. 무대에 올라가 “어머니와 같은 총장님께 박수를!”이라고 외치는 학생들에게 기어코 “언니이~”란 소리를 듣고 내려왔다. 학생들과 몸을 부딪치며 게임을 하고 동아리 부스를 일일이 돌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학생들과의 대화는 6·2 지방선거에 대한 문답으로 이어졌다. 올해 처음 투표권을 갖게 된 새내기들은 물론 재학생 대부분이 처음으로 선거에 참여하게 돼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8장의 용지에 기표해야 하는 일을 어렵게 느끼고 있었다. 후보자들의 어떤 점을 믿고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플래카드와 공약이 적힌 인쇄물을 봐도 모두들 비슷비슷해 보인다고 했다. 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내 나름의 선택 기준을 말해 줬다.

우선 후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았는지 그 이력을 본다. 살아온 길을 보면 살아갈 길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그 다음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세심히 파악해 보는 거다. 비전과 의지를 담았는지,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당장의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은 아닌지 따져 본다.

마지막으로 정말 좋아하는 후보자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차선의 선택을 하는 거다. 자칫 “나 하나 빠져도 대세에 지장 없겠지”란 생각이 모여 다수의 뜻과 다른, 전혀 엉뚱한 인물이 선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율은 선출된 사람에게 더 열심히 일하게 하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하다. 2년 전 총장선거 때, 많은 교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표를 준 게 나에게는 매사에 더 신중하고 더 책임감 있게 일하라는 긍정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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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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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숙명여자대학교 총장(제17대)

195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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