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지구촌 이모저모] 유로 순조로운 첫 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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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해 초유의 연쇄 테러를 경험한 세계 시민들은 새해를 맞아 지구촌 곳곳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벌이며 평화를 기원했다. 유럽 12개국에서는 단일통화인 유로가 역사적인 전면 통용에 들어갔다.

○…유로화 사용이 시작된 1일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을 잇는 A9 고속도로의 톨게이트에서는 직원들이 거스름돈을 유로화로 내주는 일에 익숙지 않아 차량이 5㎞나 늘어섰다. 오스트리아 내셔널은행의 빈 지점에서는 한 직원이 옛 돈을 유로로 바꾸러 온 고객에게 9백8유로(약 1백만원) 다발을 내주고 실제로는 36.35유로에 해당하는 현지 돈만 받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그러나 사소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평.

○…각국 정상과 지도자들이 발표한 신년사의 화두는 '반(反)테러와 평화'였다. 1일 새해 첫 미사를 집전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고, 용서가 없으면 정의도 없다"며 평화를 기원하는 신년 담화문을 발표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2002년은 미국에 위대한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국인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임무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 메시지에서 '중단없는 구조개혁 추진'을 다시 천명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는 "2001년에는 미국 테러와의 전쟁, 괴선박 사건 등 안보 관련 사건들이 많았다"며 테러 방지와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처에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신년사에서 "중국은 어떠한 형태의 테러리즘에도 반대하며 테러 척결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는 삼엄한 경비 속에 50만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뉴욕의 전통적인 제야행사인 대형 크리스털 공 내리기 행사를 지켜봤다.직경 1백80㎝ 크기의 이 공을 둘러싼 5백4개의 삼각판에는 지난해 9.11테러 희생자들이 소속된 경찰과 소방서.항공사.증권사 등의 이름과 함께 각국명이 새겨졌다.

영국 런던에서도 트라팔가 광장과 웨스트민스터의 빅 벤 시계탑.밀레니엄돔 등에 20여만명의 시민이 모여 대규모 거리축제를 즐겼고, 프랑스 파리에서는 에펠탑의 조명 아래 샹젤리제 거리와 퐁피두 센터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베를린.파리.뉴욕.도쿄=유재식.이훈범.신중돈.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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