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 계약률 쑥쑥…분양권 거래도 다시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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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달아오른 아파트 분양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채 겨울 한파를 녹이고 있다. 새 아파트 초기계약률(당첨자 발표 후 3일 동안 치르는 계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국세청의 세무점검 발표로 잠시 주춤했던 분양권 거래도 다시 활발해졌다.

본지가 지난 28일 마감한 서울 11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초기계약률을 조사한 결과 27곳 가운데 11곳이 1백%였다. 나머지도 대부분 90%를 웃돌았다. 11차 아파트는 이달 초 접수 당시 사상 최다인 12만명이 청약해 관심을 끌었다.

거품이 많은 청약률과 달리 계약률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올 상반기만 해도 초기계약률이 50%를 밑돌았으나 하반기 들어 꾸준히 상승했다.

강남권의 개포 LG.방배 삼성.역삼 금호.삼성 삼부.거여 금호 등은 쉽게 주인을 만났으며 목동 월드.창동 아이파크.신도림 대림.성내동 삼호 등도 거뜬히 계약이 끝났다. 실수요자가 많이 찾은 장안동 삼성.길음동 대우.한강로 쌍용.방화동 삼호 등도 계약률이 90%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률이 80%를 밑돈 곳은 한 곳뿐이었다.

현대산업개발 홍금표 영업기획팀장은 "내년에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수요자들이 서둘러 계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세무점검 방침으로 잠시 움츠러들었던 분양권 거래도 활기를 찾았다. 방배동 삼성의 경우 1백7가구 중 절반 정도가, 개포동 LG는 2백12가구 중 30여가구(15%)가 계약기간 중 전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장안동 삼성이나 한강로 쌍용 등 강북권도 같은 기간 10~40%가 전매돼 종전과 비슷했다.

두드러진 현상은 양도세 부담액을 분양권 값에 얹어 팔려는 물건이 많아진 것. 개포동 LG아파트는 평형에 따라 최고 1억5천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졌다.

LG건설 관계자는 "예상보다 2천만~5천만원 정도 웃돈이 더 붙었다"며 "양도세 부담액을 매입자에게 떠넘기는 조건이 많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어 결과적으로 세무점검 방침이 분양권 값을 끌어올린 셈이 됐다"고 밝혔다.

방배동 삼성은 평형에 따라 4천만~5천만원,한강로 쌍용은 5천만원, 신도림 대림은 1천8백만~3천5백만원의 웃돈이 붙었으며 길음동 대림.대우, 목동 월드 등에는 평형에 따라 5백만~1천5백만원의 프리미엄 시세가 형성됐다.

삼성물산 주택부문 관계자는 "강남권의 경우 일부 계약자들이 적정금액 이상의 웃돈을 얹은 채 매물을 내놓고 있어 분양권 거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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