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엔저 갈등'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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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보다 분명하게 엔저(低)를 유도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해 중국이 싫은 소리를 하고 나섰다. 엔저가 이어지는 한 양국간 갈등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엔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엔화가치 하락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 정부는 엔저로 인해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章대변인은 "국제사회는 현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아시아 경제를 안정시키고 발전시킬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환율은 시장에 맡겨둬야 한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수출증대를 통한 경기회복을 위해 정책적으로 엔저를 용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제로금리여서 환율정책 외에는 마땅한 경기대책도 펼 수 없는 실정이다.

일본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제품의 수입이 늘어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중국 위안화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자 엔화가치 절하에 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달 들어 엔화가치는 5.5%나 하락했다. 28일에는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기대로 엔화가치가 조금 반등하긴 했다. 이날 달러당 엔화가치는 전날보다 0.27엔 상승한 1백31.40엔을 기록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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