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백사장에 미니카 질주 단속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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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 여름 서해안 안면도에 있는 꽃지 해수욕장에 갔다 왔다. 넓고 깨끗한 백사장과 주변 환경이 환상적이었다. 썰물 때의 모래사장 위에는 게.고동이 지나간 흔적 등 구경거리가 많아 몇시간을 산책해도 무료한 줄 몰랐다. 지난 추석에도 다시 들러 꽃지 해수욕장의 매력을 만끽했다.이렇게 조용하고 오염 안된 곳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지난 23일 다시 찾아갔을 땐 완전히 변해 있었다. 오후 4시쯤 모터 미니카 수십대가 굉음과 함께 휘발유 냄새를 풍기며 백사장을 질주했다. 아이들까지 태우고 신나게 달리는 미니카 운전자들에 대해 분노가 치솟았다.

밤이 되자 승용차까지 가세해 전조등을 번쩍거리며 미친 듯이 달렸다. 게와 고동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엉망이 돼버린 바닷가를 보니 가슴이 아팠다. 태안군청에 얘기했더니 해변에서의 미니카 대여 영업, 승용차 질주는 처벌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파괴돼 안타깝다. 내년 봄 세계 꽃박람회가 열리는 안면도가 더 망가지기 전에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이혜경.서울 서초구 서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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