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짬뽕 등을 먹으면 자동적으로 이웃돕기에 동참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손님들이 덩달아 뿌듯해 합니다. 그걸 보면서 보람을 두배로 느낍니다."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에 있는 중국음식점 '만리향' 주인 강준기(康俊基.43)씨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랑의 전도사다.
32평의 음식점 벽에는 '고객이 드시는 음식 한 그릇당 50원을 적립해 소년소녀가장.결식아동 등 불우이웃을 후원하는 업소'라고 씌어 있다. 또 '만리향 음식을 드시는 순간 고객 여러분도 바로 후원자가 되시는 겁니다'라고 적혀 있다.
康씨는 1997년 11월부터 매년 4백40~4백60만원 정도를 모아 아동복지시설 등을 남몰래 도와왔다.
그는 97년 여름 수해 때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는 이웃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고도 돈을 받을 수 없어 번번이 그냥 돌아온 경험이 있다.
"당시 자장면 한 그릇을 선물받은 수재민들이 용기를 내는 것을 본 뒤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는 97, 98년 연거푸 지역에서 수해가 발생하자 일주일간 하루 4백50여그릇의 자장면을 이웃에 무료로 나눠줬다.
현재까지 4백40만원이 적립된 올해의 경우 최근 마을 노인잔치에 2백만원을 후원했고, 애심보육원과 목자의 집 등 보육원 두곳에 난방용 기름과 내의 등 물품 2백40만원 어치를 전달했다.
康씨는 "안내문을 본 손님들이 거스름돈이나 주머닛돈을 털어 즉석에서 내놓은 32만원의 성금은 장애인을 돕는 시민단체에 기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초 보육원을 찾아 따뜻하고 맛있는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줄 생각을 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며 웃었다.
동두천=전익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