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나이츠 10연승 질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프로농구 SK 나이츠가 형제팀 빅스와의 크리스마스 대결마저 승리로 이끌어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하며 팀 최다 연승기록(종전 9연승)을 수립했다.

나이츠는 25일 잠실 경기에서 서장훈(31득점).에릭 마틴(15득점.16리바운드).조상현(21득점)의 수훈으로 88-80으로 승리, 16승8패로 선두를 지켰다.

빅스는 올시즌 나이츠와의 두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선수 구성이나 경기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온 나이츠를 이긴 비결은 정신력이었다. 문경은.최명도.조니 맥도웰 등 한을 품은 채 이적해온 주력 선수들의 분발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했다.

빅스가 나이츠와 맞붙은 것은 11월 11일, 12월 2일. 선수들의 각오가 살아있을 때였다. 20점차 안팎으로 뒤져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따라붙어 뒤집는 독한 농구로 마침내 선두에 나섰다.

약 한달간 선두권을 지키던 빅스는 지난주 3연패하며 주춤했다. 부상으로 빠진 얼 아이크의 공백은 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독기가 사라지고 타성이 그 자리를 메운 점이었다.

문경은(13득점)은 늘 득점보다 수비 상대에게 내주는 점수가 많았다. 전반 7점을 넣고 나이츠의 조상현에게 14점을 내줬다. 맥도웰은 전반 16득점.6리바운드를 올렸으나 실책이 6개나 됐다. 빅스의 유재학 감독은 두 '말썽꾼'을 통제하지 않았다.

반면 나이츠는 철저히 원칙을 지켰다. 마틴은 열심히 의무인 리바운드를 잡았고 서장훈은 확률 높은 공격으로 득점을 주도했다.

나이츠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71-67로 쫓긴 4쿼터 2분쯤 로데릭 하니발.마틴.서장훈이 교대로 빅스의 약점인 골밑을 파고들었다. 3분쯤 서장훈이 레이업슛으로 77-67을 만드는 장면에서 빅스의 추격에는 제동이 걸렸다.

안양에서는 홈팀 SBS 스타즈가 올시즌 첫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리온 데릭스(13득점.14리바운드.10어시스트)와 퍼넬 페리(33득점.6리바운드)의 골밑 파워를 앞세워 삼성 썬더스를 77-68로 꺾었다.

전반 양팀은 어느 팀도 5점 이상을 달아나지 못하는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골밑에서 우위를 점한 스타즈가 승리를 안았다. 스타즈는 3쿼터 중반 데릭스의 골밑슛으로 47-46 역전을 만들어낸 후 페리가 연속 5득점하며 점수를 벌리며 승부를 갈랐다.

썬더스는 23일 동양 오리온스전에서 왼쪽 발목을 접지른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2쿼터에 투입하면서까지 승리에 대한 집착을 보였지만 3쿼터 종반 맥클래리가 5반칙 퇴장을 당하며 꿈을 접어야 했다.

허진석.문병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