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소나기는 피해야 … 배당주 ‘우산’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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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파도의 높이도, 얼마나 지속될지도 가늠키 힘들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배당주가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흔들리면 배당 수익이 높고 배당 성향이 안정된 기업이 부각된다. 이들 기업은 매출액이나 순이익이 갑자기 급증할 사업은 없지만 꾸준한 실적을 유지한다. 주가가 강세일 때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지만 약세장에서는 돋보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우증권이 25일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불안정한 대외 변수 속에서 시장은 흔들리지만 기업 실적은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조승빈 연구원은 “올해 한국 시장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의 실적 성장으로 배당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대우증권은 올해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현금 배당액의 비율)을 13.6%로 예상해 배당 규모를 산정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순이익 규모가 늘어나면 배당 성향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배당 성향(22%)을 적용하면 배당 금액은 당초 예상치보다 44%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과 같은 불안한 장세에서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만큼 배당 투자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래저래 배당주 매력이 커지는 것이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도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소다. 배당이 은행 정기예금 수입보다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고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으로 강원랜드와 KT, 웅진씽크빅, GS홈쇼핑 등을 제시했다.

배당주 펀드도 선전하고 있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0.05%)도 코스피(-1.76%)에 비해 좋다. ‘신영프라임배당’(3.73%)과 ‘신영밸류고배당’(3.15%)의 3개월 수익률은 3%를 넘었다. 등락을 거듭하는 최근의 시장에서 이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높은 배당 수익을 추구하며 저평가된 기업과 변동성 낮은 주식을 담기 때문이다. 연말에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는 현금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하락장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 등에 비해 수익률이 덜 떨어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못 미칠 수 있다. 김후정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의 움직임이 일반 액티브 펀드와 다르기 때문에 단기 투자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펀드 내에서 운용하는 주식에 대한 매매 차익은 비과세지만 배당 수익에는 과세가 되는 만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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