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자 서평] 중국의 오지서 발견한 모계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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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이경자,모계사회를 찾다/이경자 지음/이룸/1만2천원

"가부장 사회로 돌아가기 싫은가? 내 영혼이 묻고 있었다. 가부장 사회는 내 인생의 '익숙한 지옥'이고, 모소족 모계사회는 '낯선 천국'이었다". 책 도입부에 소설가 이경자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시작한다. 중국 운남성의 오지 모소족 여행을 마친 뒤 '낯선 지옥' 한국으로 돌아가기가 영 싫었다는 선언이다.

모소족 여행기록인 이 책은 그래서 당당한 페미니즘 선언으로 읽힌다. '가부장적 모순에 찢겨지지 않은 천국'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생생한 증언 때문이다. 『절반의 실패』등 페미니즘 작품을 발표해온 여성작가 기록답게 문장이 술술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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