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펀드매니저 78% "내년 세계증시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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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세계 주요 펀드매니저들은 내년 세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또 대부분(78%)의 펀드매니저들은 1년 후 주가는 지금보다 오를 것이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은 세계 최대 증권사인 미국의 메릴린치증권이 최근 미국.유럽.일본.홍콩 등의 주요 펀드매니저 2백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메릴린치는 이 내용을 주요 고객에게 보냈다. 이 증권사는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고 있는 자금은 모두 7천억달러(약 9백10조원)에 달한다고 메릴린치는 밝혔다.

앞으로 1년간 세계 실물경기와 관련해 응답자의 22%는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고 64%는 약간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약간 나빠질 것이란 응답은 8%, 현상유지는 5%에 불과했다.

펀드매니저 대부분은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만큼 경기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라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통신.기술주.언론.철강.항공.해운 등을 중심으로 향후 3개월 이내 투자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그동안 경기방어주로 각광받았던 전기가스.식품.음료.제약 등 내수관련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1%의 펀드매니저가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데 비해 25%의 펀드매니저는 지금보다 채권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9월 말 이후 주가 급등으로 절반가량의 펀드매니저들이 세계 증시는 더 이상 저평가돼 있지 않고, 적정수준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개월 이내 주가가 현 수준에서 10% 이상 상승한다면 매도에 나서겠다고 응답한 펀드매니저가 44%를 기록한 반면, 거꾸로 주가가 10% 이상 떨어진다면 매수하겠다는 펀드매니저는 77%에 달했다.

이는 아직도 펀드매니저들이 대세상승에 대한 믿음이 약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증시가 아직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는 단기매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일본 기피증'이다. 향후 12개월 동안 유로화를 매수하겠다는 펀드매니저가 52%로 가장 많은 반면 가장 기피하는 통화는 일본 엔화라고 답한 비율이 78%를 기록했다. 또 앞으로 12개월 동안 투자비중을 확대할 시장으로는 미국(33%).유로 역내(24%).신흥시장(24%)을 꼽은 반면, 이 기간 동안 비중을 축소할 지역으로는 일본이 무려 53%를 차지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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