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지하철 역번호 도움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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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지하철 2호선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볼 일이 있어 지하철을 탔다. 2호선은 좀처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출입문으로 내려야 할지 잘 몰라 조금 불안했다. 안내방송이 나오기는 하지만 혼잡한 차 안에서 반대쪽 문까지 걸어가기가 어렵거나 잘못 듣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1주일 전 출근시간에 붐비는 지하철에서 오른쪽 출입문 앞에 서있던 한 아저씨가 왼쪽 문으로 내리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급히 걸어가느라 허둥대는 모습을 봤다. 빽빽한 공간에 서있는 사람들 사이로 기름을 쥐어 짜내듯 간신히 빠져나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현재 지하철 노선도는 지하철역을 표시하는 동그라미 안에 역 번호를 적어놓았다. 하지만 역 번호는 지하철 이용객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지하철이 몇 정거장 남았는지를 계산하는 데 역 번호를 이용하는 것도 힘들다. 노선에 따라 번호가 다르게 매겨진데다 환승역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안에 해당 출입문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한글이나 영어로 표기를 한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김이진.서울 서초구 잠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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