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예금통장 거래액 적다고 달력 못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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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세금을 내러 대구 시내에 있는 한 농협지점에 갔다. 앞에 서 있던 사람에게 직원이 다음해 달력을 챙겨줬다. 달력을 아직 마련하지 못해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며 나도 직원에게 달력을 하나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앞사람에게는 알아서 챙겨주던 직원이 내게는 못주겠다고 했다. "통장에 들어있는 금액이 적고, 우리 지점의 통장이어야만 된다"고 이유를 말했다. 어이가 없었다.

나는 매달 2백만원 가량의 거래를 농협에서 한다. 그 정도 '푼돈'을 맡기는 사람은 고객도 아니란 말인가. 또 농협은 전국이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어 내가 통장을 개설하지 않은 지점에서도 편리하게 일을 봐왔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 지점에서 통장을 개설하지 않은 사람은 고객이 아니라는 식이었다. 어느 지점의 직원이든 모두 농협 소속 직원이듯 어느 지점의 고객이든 농협의 고객이 아닌가.

달력이야 받아도 그만이고 안받아도 그만이다. 하지만 큰 금액을 거래하는 사람만 고객으로 대하는 듯한 직원의 태도에 몹시 기분이 상했다.

김덕기.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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