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새뚝이] 1. 사회-하상동 삼광중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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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기도 파주 삼광중 하상동(河商東.57)교장은 올 한해 일선 학교에 장애학생을 위한 학교시설 개조 운동(본지 3월 31일자 1면)을 들불처럼 번지게 한 장본인.

河교장은 지난 3월 초 근육이 굳어가는 진행성 근육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단 한명의 장애 학생 이명선(李明善.13)군이 입학하자 1층에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했다.또 학교 현관으로 오르는 계단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뜯어 고쳤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책상을 만들어 주었으며 초등학교 시절의 단짝 친구들을 같은 반에 배정했다.

특히 여학생들만 사용하던 1층에 李군의 교실을 배치하기 위해 전학년을 남녀혼합반으로 바꾸고,2층 컴퓨터실까지 이동식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하는 등 종래 일반인의 사고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을 보란 듯이 실행했다.

그가 이처럼 장애학생들을 위해 파격적인 배려를 해낸 사실이 본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개원중.경기도 안성 개산초등 등 전국의 학교에 장애인용 화장실 설치 바람이 불었다.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계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삼광중 등 5개 학교는 스승의 날(5월 15일)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사랑의 학교'로 명명받았다.

河교장은 "장애 학생에게도 평등한 교육기회를 갖도록 해주는 게 학교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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