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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한 김은성 전차장 "陳게이트 불거진 뒤 매일 과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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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중앙병원에 입원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착잡하고 피곤한 표정으로 19일 내내 병실 문을 잠근 채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

병실 문에 '면회 사절'이라는 팻말을 내걸고 의사가 드나들거나 친지가 찾아왔을 때도 안에서 부인 이성자(52)씨가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문을 열어줬다.

金전차장은 병실 밖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의 거듭된 면담 요청에 오후 1시쯤 "내가 할 말만 하고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기자 한명을 대표로 불러 몇마디 인터뷰를 했다.

"검찰 소환일정에 맞춰 병원에서 나와 출두하겠다"고 한 뒤 소위 '진승현 리스트'의 존재에 대해선 처음엔 "그런 것 없다"고 부인했다가 뒤에 "검찰에 출두해 밝히겠다"고 얼버무렸다.

검찰 수사를 방해했느냐는 질문에도 "방해한 적 없다"고 짤막하게 부인했다.

金전차장은 전날 밤 성남 분당의 집에 귀가한 뒤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119 구급차를 불러 11시45분쯤 병원에 도착했다.

이어 응급실에서 2시간여 동안 응급처치를 겸한 검사를 받고 1인실에 입원했다.

병원 관계자는 "金씨에게서 술냄새가 났다"며 "검사 결과 위독한 상태는 아니지만 정밀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부인 李씨는 "사건이 터진 후 남편은 교회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두문불출했으며 딸 결혼 문제가 틀어지고 30년 공직생활의 불명예 퇴직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겹쳐 최근 극도로 상태가 나빴다"며 "거의 매일 억울하다며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金전차장이 지난 3월에도 부정맥 증상으로 진찰을 받았다"며 "환자가 원치 않으면 퇴원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성호준.박현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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