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승엽VS최희섭 애리조나 '거포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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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 최고의 왼손 거포를 가리자.

'라이언 킹' 이승엽(25.삼성)과 '한국형 슬러거' 최희섭(22.시카고 컵스)이 내년 2월 16일(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맞대결한다.

삼성은 19일 "이선수가 내년 2월 25일부터 3월 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메사에 위치한 호호캄 구장에서 컵스 선수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컵스의 40인 명단에 포함된 최선수도 자동으로 내년 스프링캠프에 참가자격을 갖게 돼 12일 동안 이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된다.

세살 터울인 둘은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왼손타자로 손꼽히지만 최선수가 1999년 고려대 2학년 때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떠나 대결한 적이 없다.

홈런 타자지만 둘의 타격 스타일은 전혀 딴판이다. 이선수가 거포로는 다소 조그마한 체격이나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폼과 빠른 배트 스피드로 홈런을 양산하는 '집중형'이라면 최선수는 1백㎏을 훌쩍 넘는 거구를 발판으로 호쾌한 장타를 구사하는 '파워형'이다.

2년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이선수로선 이번 훈련 캠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최희섭과의 자존심 대결뿐 아니라 3월 2일부터 시작되는 애리조나 시범경기 리그에도 참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선수는 시범경기에서 새미 소사(컵스)와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는 물론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과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선수는 훈련 캠프에 합류, 내년 2월 10일부터 22일까지 피츠버그대 메디컬센터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올시즌 베이스볼 위클리 등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선정되는 등 메이저리그 승격이 유력시됐으나 다소 주춤했던 최선수로서도 명예회복의 기회다.

최선수의 에이전트인 이치훈씨는 "최선수가 손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운 한해였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이승엽 선수와 함께 뛰며 소중한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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