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鄭-李 '투톱 갈등' 불씨 둔채 "일단 덮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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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 정몽준.이연택 공동위원장의 갈등 문제가 일단 양 위원장의 화해 제스처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두 위원장은 19일 서울 파이낸스빌딩 조직위 회의실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 참석,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항에 대해서는 집행위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최고 의결기구인 집행위를 통해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 내용을 존중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회의가 시작되자 집행위원인 신낙균 전 문화관광부장관이 두 위원장간의 갈등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물었다.

먼저 이위원장이 지난 18일 정위원장의 『일본에 말한다』 출판기념회에 대한 축하인사를 건넨 뒤 "조직위는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드컵 성공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정위원장과는 앞으로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위원장은 이위원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방장이 메뉴를 짜다보면 의견이 다를 수도 있지만 의견이 다른 것은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위원장은 또 "축구협회가 결의문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월드컵 준비는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두 위원장이 화해 몸짓을 보이긴 했으나 원칙적인 입장만 표명한 것이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셈이다.

주무 부서인 문화부는 조직위 공동위원장의 갈등 문제에 대해 이날 각계 각층의 의견을 취합했으며 20일 오전 남궁진 장관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현재까지 문화부의 입장은 공동위원장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업무를 더욱 확실히 나눠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하거나 공동위원장은 대외적인 대표성만 갖고 실무 책임은 사무총장이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집행위는 지난 1일 본선 조 추첨식 경과 보고와 함께 ▶자료편찬부와 문화행사 제작감리팀 신설▶감사팀과 운영국 안전부를 각각 사무총장 직속 감사실과 안전팀으로 개편▶의전부 인력충원 등을 의결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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