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의원 "검찰에 돈 살포 주장은 몰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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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金弘一.얼굴) 의원은 16일 자신의 이름으로 된 돈봉투가 일부 검찰 간부들에게 뿌려졌다는 소문에 펄쩍 뛰었다. 金의원은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고,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金의원은 이날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을 통해 "'격려금 봉투' 운운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난센스다. 특히 한나라당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국민 여론을 호도한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양심마저 외면한 몰염치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金의원 측근도 "대통령 아들이 무엇 때문에 검찰 간부에게 돈을 뿌리겠느냐"면서 소문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온다. 호남의 초선 의원은 "金의원의 돈 씀씀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돈 봉투 살포설에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라고 말했다.

金의원은 평소 당 소속 의원 후원회에도 선별적으로 10만~20만원의 돈을 보낼 만큼 지출에 엄격하다고 한다. 지난해 4.13 총선을 전후해선 일부 지역구에 실탄을 지원했으나 다른 여권 실세들과 비교하면 봉투 두께가 얇았다는 것이다.

당 주변에선 진승현씨의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최택곤씨가 멋대로 金의원 이름이 적힌 봉투에 돈을 담아 살포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崔씨가 金의원의 이름을 팔았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金의원이 구설수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진승현씨가 정성홍 전 국정원 경제과장과 함께 지난해 총선 전에 金의원의 지역구인 목포까지 찾아가 돈을 전달하려고 할 정도로 집요한 로비대상으로 삼았고, 구(舊)당료 출신인 최택곤씨도 이따금 金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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