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미군기지도 아파트 신축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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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주한미군이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안에 아파트를 신축하려는 데 대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미군기지(캠프워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해당 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아직 공식적인 통보는 없었지만 최근 한.미 고위정책회의에서 대니얼 윌슨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시설분과위원장이 대구기지에 모두 8백33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국방부와 미군이 올해 발표한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에서 대구기지의 이전협의를 유보키로 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대구 미군기지의 아파트 신축계획은 현재 기존 기지 내에서는 부지가 없는 실정이어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A-3헬기장의 새로운 부지에 신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국 미군기지 주둔단체장협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이재용 대구 남구청장은 "지난 10월 미군측이 캠프워커 내의 A-3헬기장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앞산공원 시내버스주차장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남구 봉덕동의 캠프워커 기지 이전요구는 외면한 채 아파트를 신축하려는 계획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미군기지 되찾기 대구시민모임도 미군기지 내 아파트 건축을 반대하는 건의문을 이번주 중 국회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보낼 계획이다.

시민모임의 배종진 사무국장은 "미군이 캠프워커 등 대구 도심기지의 이전을 백지화한 데 이어 새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은 한국민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한 것인 만큼 재발방지를 위해 SOFA 재개정 및 보완이 필요하다"며 "대구기지내의 아파트 건축이 강행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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