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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辛씨 수뢰' 증거 확보혐의 입증 자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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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해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陳承鉉)씨측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부 차관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가운데 검찰은 辛전차관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의 이같은 자신감은 辛전차관의 해명에 일관성이 없고 수뢰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을 속속 확보하고 있는데다 현직 법무부 차관을 소환 조사한다는 부담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 오락가락하는 辛전차관 해명=검찰이 수뢰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근거 중 하나는 陳씨의 진술이 명확한 반면, 辛전차관의 해명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辛전차관은 본지가 수뢰 혐의를 최초로 보도한 지난 11일에는 "陳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다가 다음날 "陳씨와 만난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검찰은 陳씨에게서 "민주당 당료 출신인 최택곤(崔澤坤)씨를 통해 辛전차관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 이외에 지난해 5월 崔씨와 함께 서울 시내 P호텔에서 辛전차관을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陳씨는 또 辛전차관을 만났을 때 자신의 돈을 받았음을 자기가 간접 확인한 몇가지 상황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辛전차관은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崔씨를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에 처음 알게 돼 4~5차례 만났다"고 말했지만 정작 崔씨는 검찰 출두 직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辛전차관이 서울지검 2차장 시절(1994~95년) 처음 만났다"고 밝히는 등 처음 만난 시점조차 엇갈리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辛전차관 주장대로라면 陳씨가 辛전차관을 음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인데 수사팀은 그런 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검증까지 한 뒤 陳씨의 진술을 신뢰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崔씨 자백 받아내는 데 총력=검찰은 특히 陳씨와 辛전차관의 연결 역할을 한 崔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崔씨에게서 辛전차관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면 辛전차관의 사법처리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완강하게 진술을 거부하던 崔씨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태도를 바꾸고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辛전차관 소환 조사에 대비,辛전차관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직.간접 증거를 최종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사법처리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뢰혐의 뒷받침하는 증거=검찰은 陳씨가 辛전차관과 만났다는 서울 시내 P호텔 등으로 수사관을 보내 종업원 진술.영수증 등 당시 정황 증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辛전차관이 지난해 4월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을 통해 陳씨 주변을 조사하도록 지시하고 결과를 보고 받은 경위와 辛전차관이 지난해 9월 이후 陳씨의 변호사 선임에 관여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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