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도 놀란 해상 낙원… 뉴칼레도니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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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때묻지 않은 원시의 바다와 유럽풍의 아치. 울창한 야자수와 그 위로 웃자란 듯 쭉쭉 뻗은 소나무.

언뜻 이질적인 요소들이 어울려 한껏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내는 이 곳은 남태평양의 프랑스 자치령 뉴칼레도니아다. 한국에는 거의 소개가 안된 처녀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게으름을 만끽하러온 관광객이라도 여기서는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 것이 좋다. 태양의 고도에 따라 엷은 하늘빛으로, 짙은 옥빛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남태평양의 다채로운 바다색을 감상하기에도 하루 해는 너무 짧다.

연 평균 기온이 섭씨 20~32도의 아열대 기후인데다 지금은 여름이 한창이다. 오전 5시면 벌써 남국의 태양이 눈부시다.

남북으로 비스듬히 뻗은 본 섬과 부속 섬을 합친 면적이 남한의 4분의 1 크기. 인구는 20만여명에 불과하다.

이 중 약 12만명이 거주하는 제1의 도시 누메아는 마치 남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파스텔톤의 고급 주택과 호텔, 흰 요트가 즐비한 해변에는 웃옷을 벗어던진 토플리스 차림도 심심치 않다.

그러나 뉴칼레도니아의 발견은 이제 시작일뿐. 부지런을 떨어 아침 일찍 국내선 경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발 아래로 흰 모래톱과 산호초에 둘러싸인 남태평양의 섬들이 손에 잡힐 듯 제 모습을 드러낸다.

일데펭, 리푸, 마레, 누메아 등 대부분의 섬은 비행기로 30분 안팎의 거리여서 하룻길 방문도 가능하다. 그림같은 해변들은 개발의 손 때를 거의 타지 않은 채 인적조차 드물다.

이들 섬의 바다는 수심이 얕고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산호초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스쿠버 다이빙은 물론이고 간단한 스노클링 장비만으로도 열대어와 함께 헤엄칠 수 있다.

조수 간만의 차이도 커서 썰물이 절정일 때의 해변은 흰 모래빛이 고스란히 내비치는 투명한 운동장으로 변한다. 원주민들이 "꽃잎처럼 부드럽다"고 표현하는 곱디 고운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흘러내릴 때면 속세의 시간마저 씻겨내려간다.

섬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카낙'이라고 불리는 멜라네시안들이다. 전통 돛단배를 타고 물고기를 잡거나 풀을 이어 만든 움막집에 사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다. 낯선 이방인들에게도 예외없이 손을 흔들며 미소를 건네는 모습이 스스럼없다.

◇ 누메아=매주 목요일 저녁 열리는 해변 축제와 매일 신선한 청과물.토산품 등을 파는 아침 시장이 볼 만하다. 승용차로 1시간30분 거리인 리비에르 블루 국립공원에서는 날지 못하는 새인 '카구' 등 고립된 섬나라인 뉴칼레도니아 만의 독특한 동식물을 볼 수 있다.

◇ 일데펭 섬=프랑스어로 '소나무 섬'의 뜻을 갖고 있다. 18세기 말 뉴칼레도니아에 닿은 제임스 쿡 선장도 아열대지방에 난데없이 솟은 침엽수 군락에 어안이 벙벙했다고 전해진다.

르메르디앙 호텔은 빼어난 해변가에 자리한 데다 초특급 방갈로 형태여서 일본인 신혼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호텔에서 걸어갈 수 있는 '천연 수족관'은 스노클링의 명소다.

◇ 리푸 섬=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구릉이 거의 없이 평평하고 밀림이 울창해 마치 잔디를 떼어다 띄워놓은 듯한 형상이다. 이런 섬에서의 일몰은 그야말로 일품.

◇ 엥겐=해변 위주의 남부나 부속 섬과 달리 산악 지형을 즐길 수 있는 북부지역의 관광중심지. 아직까지는 관광객의 발길이 적어 매우 한적하다.

뉴칼레도니아=이후남 기자

*** 여행 쪽지

*** 여행 쪽지

한국에서는 직항편이 없어 일본이나 호주를 경유해야 한다. 뉴칼레도니아 항공사인 에어 칼린(02-757-5393)이 일본 오사카(大阪)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매일 1회 운행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며 오사카에서 1박을 한다. 오사카∼누메아 간 비행 시간은 8시간 30분. 호뉴투어(02-752-5252) ·아일랜드 리조트 클럽(02-779-0456)등이 6박7일 ·7박8일의 상품을 취급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자체 통화를 사용한다. 1퍼시픽 프랑이 약 10원에 거래된다. 달러·프랑·엔 등으로 바꿔가야 한다. 전반적인 물가는 다소 비싼 편인데 특히 섬지역의 공산품은 상당히 비싸다.

상점 ·관공서 등의 일과 시간은 오전 7시30분 ∼ 오후 6시(점심시간 오전 11시30분 ∼ 오후 2시). 자세한 정보는 (http://www.new-caledonia-tourism.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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