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도산 12곡' 현대음악으로 창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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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도 고인 못보고 고인도 날 못뵈...”

퇴계 이황선생이 노래한 ‘도산 12곡’가운데 한 구절이다.

산수의 아름다움과 배움의 의미 등을 담은 도산 12곡 가운데 세 곡이 현대음악으로 창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안동지부는 최근 도산 12곡 중 세 곡에 리듬을 붙여 음반을 내놓았다.

이 음반은 곧 안동시내 학교와 시민단체 등에 배포돼 교육과 역사 ·문화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민예총 안동지부는 안동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이어가는 작업의 하나로 도산 12곡을 노래로 만들기로 했다.

작곡은 민예총의 의뢰를 받은 안동대 음악과 강사인 권정옥씨가 담당했다.이번에 취입한 노래는 장엄한 분위기로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동지부의 권두현(36)사무국장은 “사라져 가는 안동의 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되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도산 12곡 가운데 우선 세 곡을 현대의 성악곡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예총은 지난 11일 안동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이 곡들의 발표회도 가졌다.

‘다시 부르는 도산 12곡’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발표회에는 퇴계 선생의 시조를 감상하려는 4백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안동시립합단창이 세 곡의 노래를 발표할 때마다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와 ‘시조와 성악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무대가 설 자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권국장은 “청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퇴계의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안동지부는 앞으로도 작곡을 계속해 남은 9곡을 모두 음반에 담을 계획이다.또 안동을 대표하는 강호시가인 농암 이현보의 ‘어부가’와 선인들의 시조를 요즘 노래로 바꿔 널리 알릴 작정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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