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매립지 개발 재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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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포 매립지의 절반을 친환경적인 농업도시로 개발하려던 방안이 재검토된다. 매립지의 절반을 농지로 놓아둔 상태에서 나머지를 관광.물류.주거.첨단 기능을 갖춘 농업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농림부가 국토연구원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세운 김포 매립지 이용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작아 재정경제부.건설교통부.농림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새로운 이용방안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지로 되어 있는 매립지 전체(4백87만평)의 용도를 바꿔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매립지 중 일부를 농지로 남길 경우 화훼단지 등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안 중 하나로 매립지에 디즈니랜드 같은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특성을 살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고 위락시설 건설을 통한 배후지역 개발 효과를 함께 얻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월트디즈니사 관계자가 한국에 와 정부 관계자와 접촉했다. 정부는 일본과 홍콩이 디즈니랜드를 유치하면서 내건 조건을 파악하는 한편 월트디즈니사에 한국 진출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정부의 김포 매립지 이용방안 재검토는 국토연구원 방안대로 하려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2조원 정도가 필요한데 그 재원조달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골프장 건설도 매립지의 땅값이 비싸(평당 20만원 안팎) 경제성(평당 7만원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매립지를 계속 놀릴 경우 농업기반공사가 땅을 사기 위해 빌린 돈에 대한 이자부담 등이 큰 점을 감안해 이른 시일 안에 이용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농업기반공사는 채권발행과 은행대출 등으로 자금을 마련, 매립지를 평당 17만원씩 모두 6천3백55억원에 사들였는데 해마다 이자로 나가는 돈이 6백억~7백억원 규모다.

송상훈.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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