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 대부분 '돈 · 성 · 자녀교육'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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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정(情) 때문에 부부가 살아간다고 했던가? 하지만 아니다.

정만으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부부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다.

하지만 살다보면 믿음과 사랑을 통째로 흔들어 버리는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결혼 생활을 뒤흔드는 가장 큰 장애물로는 돈과 성(性)문제, 그리고 자녀 교육 문제를 꼽는다.

첫번째는 돈 문제. 철저한 계획 아래 백원짜리까지 챙기는 남편, 그리고 있을 때 쓰자는 아내는 언제나 충돌하게 마련이다. 부부가 함께 예산을 세우고 목표를 공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경제적 상황을 단기간에 타개할 수 있는 묘안은 없다.

현재의 상황을 보는 눈을 달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컵에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생각하기 보다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함께 헤쳐나가려는 마음가짐을, 남편은 어렵게나마 가정을 꾸려나가는 아내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성(性)문제는 부부 갈등을 일으키는 기본적인 이유가 되곤 한다.

말로 표현하지 않는 만큼 속으로 곪아가는 일이 많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불만은 '남편이 성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것.

아내의 외로움의 근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성행위의 문제가 아니다. 따뜻한 말이나 정성어린 포옹으로 관심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아내의 갈증은 해소된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성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시중에 출간돼 있는 전문적인 성 관련 책들을 참고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부부 간 대화 기법 관련 강좌를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

30, 40대 부부들이 충돌하는 많은 대목이 자녀 양육 문제다. 자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자녀 교육엔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이 똑같이 미친다.

누구 한사람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가정경영연구소 손정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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