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아파트 분양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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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롯데건설 ·동원개발 ·유림건설 등 큰 업체들이 분양한 아파트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자금이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아파트의 위치 ·조건이 좋은 이유도 있으나 전매차익을 노린 거품청약도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있다.

특히 타지역 청약통장까지 몰려 지역의 실수요자들이 청약하지 못하는 등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유례없는 활황=지난달 말 마감한 부산진구 전포동 롯데캐슬스카이 아파트 청약접수 결과 대부분 평형이 1,2순위 청약자(경쟁률 1.97대1)에서 마감됐다.

부산에서 1,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기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1990년 이후 처음이다.이에 따라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지고도 당첨을 보장받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유림건설이 지난달 초 북구 구포동에 분양한 ‘유림 노르웨이 숲’은 3순위 청약경쟁률이 15대1이나 됐다.

지난달 중순 분양한 SK건설의 SK뷰 아파트(사하구 하단동)와 동원개발의 동원로얄듀크(북구 화명동)의 경우도 모두 분양됐다.좌동사무소는 지난 10월 중순 롯데 장산아파트 청약자들이 인감증명을 떼러 하루 수천명씩 몰리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부산에서 실시된 대규모 아파트의 청약률이 10대 1을 넘었다.

◇부작용=아파트 분양 현장마다 이동 전매업자인 ‘떴다방’은 물론 전매차익을 노린 주부·회사원까지 대거 몰려 투기장을 방불케 했다.

청약예금통장 없어도 청약이 가능한 3순위 일반 청약의 경쟁률이 인기 평형의 경우 최저 30대 1에서 최고 80대 1까지 치솟기도 했다.이 때문에 당첨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구입해야 사례가 잇따랐다.

최근 분양된 부산지역 인기 아파트의 계약 초기 명의변경 비율이 평균 40%를 넘어

많은 계약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려 분양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투기 바람을 업고 타지역 청약통장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산지역 인기 아파트에 무더기로 접수되기도 했다.서면 롯데캐슬 스카이의 경우 청약통장의 30∼40%가 서울 등 타지역에서 동원된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분양권 전매업자들도 이에 편승해 타지역의 청약통장을 개당 3백만∼5백만원에 수십 개씩 사들여 청약에 뛰어들기도 했다.

A부동산 관계자는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청약통장 소지자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과 당첨경쟁을 벌여야 하는 웃지못할 일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전망=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분양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써브 김정훈 팀장은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가수요는 저금리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한 신규 분양 아파트 열기는 내년 상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센터 김영로 대표는“부산지역 주택공급이 그동안 많이 보류됐고 주택공급을 위한 땅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분양 수요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부산지역 아파트의 호황이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글=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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