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 교통체증·주차난·인력부족 삼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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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천지역 최대 산업단지인 남동구 남동공단 입주업체들이 교통.주차.구인난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남동공단에는 시내.좌석버스 노선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인천지하철과의 연계도 잘 안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승용차 출.퇴근에 주로 의존, 교통체증은 물론 극심한 주차난까지 초래하고 있다. 또 입주 업체들은 인력난까지 겹쳐 생산활동이 버겁다며 울상이다.

남동공단은 지난 10월말 현재 입주업체 3천5백94개에 근로자만도 5만8천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인천지역 전체 제조업 생산의 22%(7조8백51억원), 수출의 19%(12억1천1백만달러)를 차지했다.

◇ 교통난=현재 남동공단을 지나다니는 버스노선은 시내버스 4개, 좌석버스 1개 등 5개뿐이다. 공단 외곽지역을 스쳐 지나가는 버스노선 3개를 합쳐도 8개에 불과하다.

이들 8개 노선버스가 4~18분씩의 배차간격을 지키고 최대 승차인원(70명)을 공단 근로자들로만 채운다 해도 출퇴근 시간대(각각 2시간씩) 최대 수송능력은 1만6백여명에 그친다.

결국 5만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자가용이나 택시, 지하철, 도보 등에 출.퇴근을 의존하는 셈이다.

게다가 마을버스조차 다니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일반버스가 운행하는 구간을 다닐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인천지하철 1호선 역시 각 역(선학.연수.동춘역)에서 공단까지 도보로 20~40분씩 걸려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게 공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주차난=대중교통 부족과 과다한 승용차 출퇴근은 그대로 공단내 주차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입주업체들이 확보한 주차시설이 승용차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자재나 제품 상.하차장으로 이용돼 골목길이나 이면도로까지 하루종일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근로자 윤호영(36.I실업)씨는 "어쩔 수 없이 승용차로 출근하는 날에는 주차 공간을 찾느라 회사 주변을 서너바퀴 돌기 일쑤"라고 말했다.

◇ 구인난=한국산업단지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남동공단 업체들의 인력 부족률은 10.4%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때문에 공단내 많은 업체들이 공장 가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I대 졸업생인 이모(28)씨는 "남동공단의 극심한 교통난과 주차난이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고교졸업자나 대졸자들이 남동공단 취업을 의도적으로 꺼리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 인천시 입장.대책=시와 남동공단 입주업체들은 올해 초 공단과 시내를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을 검토했다.

그러나 대부분 영세 중소기업들인지라 셔틀버스운영비 감당이 어려워 계획이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노선 증설을 적극 검토 중이나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때문에 일방적으로 늘리기가 힘들다"면서 "낮시간대에 승객이 거의 없어 업자들에게 노선 신설을 강권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일반버스노선 확충이 어렵다면 부산처럼 시가 예산을 들여 인천지하철 1호선과 공단을 연계하는 셔틀버스라도 운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영진.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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