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왼손투수 모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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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지난 10월 24일 한국시리즈 3차전.

2-5로 뒤진 6회말 1사 1, 3루에서 삼성 김응룡 감독은 네번째 투수로 좌완 전병호를 등판시켰다. 두산 타자는 4번타자 심재학.

중반 이후 뒤집기를 노리던 삼성은 반드시 불을 꺼야 할 상황이었으나 전선수는 좌완투수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시리즈 전체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 고비를 넘지 못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고 김감독은 "쓸 만한 왼손투수가 없다"며 가슴을 쳤다.

삼성이 SK 왼손투수 오상민의 영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김기태를 비롯, 내야수 정경배 등을 SK에 내주고서라도 오선수를 데려올 심산이다.

프로 5년차 오선수는 올해 69경기에 출전,1백33과 3분의2이닝을 던지며 7승6패10세이브9홀드(방어율 3.57)를 올린 수준급 투수다. 특히 선발과 마무리 등 어떤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점이 삼성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내년 시즌에 대비, 각 팀들이 왼손투수 보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시즌만 해도 타격 10걸에 왼손잡이가 4명 포진할 정도로 왼손 강타자들이 늘고 있으나 다승 10걸 중 왼손은 이승호(SK.14승)가 유일할 정도로 왼손투수 기근현상이 심하다. 결국 왼손투수의 트레이드나 눈에 띄는 신인이 없는 팀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롯데는 올해 4선발로 기용했던 좌완 김영수가 부진했고 어깨 부상 중인 주형광도 내년 중반께나 복귀할 예정이어서 멕시칸리그에서 활동 중인 다니엘 매기(33)를 내년 좌완선발로 점찍었다.

매기는 1m90㎝의 장신으로 올해 7승6패, 방어율 2.61을 기록 중이다. 이철화 단장이 이끄는 해외 스카우트팀은 현지에서 매기의 구위를 최종 점검한 뒤 계약할 방침이다.

LG 역시 도미니카 출신의 라벨로 만사니요(38)를 데려온다. 1995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었던 만사니요의 최근 투구 모습 테이프를 본 김성근 감독이 낙점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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